롯데가 4년전 LIG손보를 샀더라면 [Deal story]최고가에도 KB에 쓴잔…"금융사 비중 높았으면 매각 재고했을 것"
민경문 기자공개 2018-12-03 07:15: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9일 11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의 금융 계열사 매각은 시장의 허를 찌른 의사결정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매각 가능성'을 거론할 뿐 '현실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모두 현금 창출 능력이 꾸준한 알짜 회사다. 롯데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주요 계열사의 외부 매각 사례가 없다는 점도 현상 유지에 설득력을 더했다.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롯데그룹 수뇌부로서는 분명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SK를 제외하고 삼성, 한화 등 대기업이 여전히 금융 계열사를 꿋꿋이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외형상 금산분리 규제 준수가 매각 이유였지만 마음만 먹으면 호텔롯데나 롯데물산 등으로 넘겨 규제 회피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롯데그룹 내에서 금융 계열사 비중이 적다는 점은 매각을 결정하는 데 주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삼성만 하더라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차자하는 자산 비중이 30%가 넘기 때문에 섣불리 포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반면 롯데는 5% 정도이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4년 전 롯데가 LIG손해보험을 인수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고 말한다. 2014년 구조조정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을 차지하기 위해 금융지주사, 생보사, PEF 등이 대거 인수전에 참여했던 상황이었다. 롯데손해보험으로선 현대해상을 제치고 삼성화재에 이어 업계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당시만해도 신 회장의 금융계열 확장 의지는 상당했다. "LIG손해보험 인수에 올인하라"는 별도의 특명을 그룹 기획실에 내릴 정도였다. 유력 경쟁자였던 KB금융지주의 경영권 내홍으로 롯데손해보험이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받던 상황이었다. 제안가격 역시 롯데 측이 가장 높은 숫자(약 6500억원)를 베팅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결과는 KB금융지주의 승리였다. LIG손보 노동조합의 반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인력 중복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 낮은 보수 체계 등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별도 손보사가 없었던 KB금융지주와는 대조적이었다. 2008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인수 이후 점유율 반등에 실패했다는 점도 지적사항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그때 LIG손해보험을 인수하고 금융 계열사를 계속 키워왔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롯데카드·손보 매각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달 출소한 이후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선 신 회장의 심경 변화도 금융 계열사 매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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