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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조속한 인사 단행한 배경은 조직 이완현상 발생 우려…친정체제 조기 구축 '포석'

김선규 기자공개 2018-11-30 09:42:0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9일 2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임원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달 이상 앞당겨졌을 뿐만 아니라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지주사 인사까지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임원인사에 대한 다양한 설(說)이 흘러나오면서 조직의 이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조속한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고 친정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손 행장은 29일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원 임기가 만료되기도 전에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 임원 9명의 임기는 다음달 8일 만료된다. 특히 손 행장은 지주 회장으로 내정됐지만, 지주사 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되지 않았고 아직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되지 않은 내정자 신분이다. 그럼에도 지주 인사까지 한꺼번에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임원 인사와 대조적이다. 지난해 행장으로 내정된 손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 임기 만료 시점보다 3주 가량 늦게 인사를 발표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임원인사를 서두른 배경과 관련해 조직 안정화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인사 타이밍이 늦어질 경우 조직의 이완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행장으로 내정된 날짜와 임원 임기만료 시점이 10여 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만료 시점에 맞춰 인사를 단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에는 회장으로 일찌감치 내정됐을 뿐만 아니라 지주사 전환에 맞춰 조직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조속한 인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에서 임원인사를 앞당겨 각종 잡음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물갈이 인사를 하더라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기 이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직을 재정비 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그간 불문율처럼 적용돼 온 '한일·상업은행 간 동수원칙'에서 벗어나 회장 내정자로서 자기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조속한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손 행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 행장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한 미래전략단 임원들이 대거 주요보직을 차지한 탓이다. 이원덕-최동수-이석태로 이어지는 미래전략단 라인이 지주와 은행 전략부문을 꿰찼다.

또 다른 한축인 글로벌 출신들도 약진했다. 지난해 손 행장을 대신해 글로벌그룹을 이끈 박경훈 상무가 지주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이동했고, 뉴욕과 뉴저지 영업본부장을 지낸 서영호 본부장은 글로벌그룹 상무로 승진했다.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 지원본부장을 역임했던 황규목 준법감시인(지주 상무)과 정석영 지주 리스크관리본부 상무도 과거 글로벌과 자금본부에서 손 행장과 인연을 맺었던 인물이다.

우리은행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들면서 이광구 전 행장 라인과 과거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어느 정도 정리했다"며 "지난해 상무로 승진시킨 인물들을 이번 인사 때 경영 전면에 대거 내세우면서 자기 세력을 확실하게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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