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주고받기' 연임? 이용우·윤호영 대표 '임추위' 소속…서로의 추천안에 '찬성표'
원충희 기자공개 2018-12-10 07:36:37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7일 09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두 대표 모두 임추위 소속으로 서로의 후보추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사실상 서로의 연임을 도와준 셈이다.카카오뱅크 임추위는 지난 6일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를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총 5명으로 윤영규, 김호, 노재균 등 사외이사 3명과 이용우, 윤호영 등 사내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추위원장이었던 홍준기 사외이사(전 UBS증권 서울브랜치 대표)가 지난 10월 사임하면서 윤영규 사외이사(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가 위원장직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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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는 대표이사 경영승계 계획 수립 및 개시, 대표이사 자격요건 부여, 대표이사 후보군 관리 및 자격검증, 대표이사 후보자 심사·추천 등 CEO 경영승계를 위한 역할 전반을 수행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자신을 선임, 연임시킬 수 있는 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것이다.
물론 본인을 임원후보로 추천하는 결의에는 의결권을 제한받는다. 그러나 서로의 후보추천안에는 찬반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후보자 추천내역 공시에 따르면 이용우 대표를 CEO 후보로 추천한 안건은 윤영규, 김호, 노재균, '윤호영' 위원의 전원 찬성으로 의결됐다. 윤호형 대표 추천안 역시 윤영규, 김호, 노재균, '이용우' 위원의 전원 찬성으로 통과했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서로의 연임안에 찬성표를 주고받은 셈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금융당국의 기조와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점검하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같은 임추위에 CEO가 참여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CEO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그렇게 선임된 사외이사가 CEO를 후보 추천하는 이른바 '회전문 연임' 논란 때문이다. 결국 KB·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회추위, 사추위에서 빠졌다.
카카오뱅크는 CEO와 사외이사가 서로를 추천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임추위에 소속된 공동대표 2명이 상호추천을 했다. 임추위원들 간에 서로 찬성표를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도 임추위원이 본인을 임원후보로 추천하는 결의에 당사자는 참석할 수 없도록 했다. 기존에도 해당 결의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했으나 참석 자체가 영향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법규를 강화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임추위 의결과정이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당국 스탠스와 부합하지 않은 면이 있어 보인다"며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가 임추위 의결에서 아예 빠져야 논란의 여지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연임안건은 오는 21일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선임이 결정되면 두 대표는 2021년 1월 2일까지 2년간 임기가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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