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상사, '그룹 모태' 여전히 매출 안전판 [종합상사 생존전략]①1995년 건설 합병…2015년 제일모직 흡수 이후에도 비중 '46%'
박기수 기자공개 2018-12-19 10:01:43
[편집자주]
종합상사는 '라면부터 미사일까지' 라는 말로 표현되듯 무엇이건 돈이 되는 사업을 발굴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국내 경제 발전의 중심에 서있었던 종합상사들은 시대의 변화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주요 종합상사의 발자취와 현주소, 향후 행보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7일 15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종합상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종합상사업은 현재의 삼성물산에게 '일부'다. 다른 대기업집단의 종합상사(포스코대우·LG상사 등)들과 달리 삼성물산은 여러 사업체가 하나로 합쳐진 회사다. 현재 삼성물산의 사업 부문은 크게 네 가지(△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로 나뉜다.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시초는 그룹의 모태로 불리는 '삼성상회'다. 1938년 고 이병철 회장이 당시 대구시 수동(현재 인교동)에서 청과물과 건어물의 수출업을 영위하기 위해 창업했다. 삼성상회는 1948년 삼성물산공사를 거쳐 1951년 삼성물산 주식회사로 개명했다. 1975년 삼성물산은 정부의 수출업 진흥 정책에 따라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상사업만 영위하던 삼성물산은 1995년 삼성건설을 합병하며 사업 부문이 늘어났다. 그러다 20년 뒤인 2015년 패션 사업과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던 제일모직에 흡수되며 현재의 삼성물산의 모습이 됐다. 삼성물산을 흡수한 제일모직은 2015년 9월 1일 자로 새 사명으로 '삼성물산'을 내걸었다. 엄밀히 따지면 삼성상회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삼성물산은 이때 사라진 셈이다.
제일모직에 흡수되기 전 삼성물산의 상사 부문은 건설 부문과 함께 매출의 50~60%를 담당했다. 2012년에 상사 부문은 매출 16조382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4.7%를, 이듬해에는 매출 14조992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2.7%를 기록하기도 했다. 건설 부문의 2012·2013년 매출 비중은 전체의 35.31%, 47.27%를 차지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에도 상사 부문은 든든한 매출 안전판이 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상사 부문의 매출 총액은 10조665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01%다. 건설부문은 8조8521억원으로 상사 부문보다 7.4%포인트 낮은 38.61%만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자산과 수익성은 건설 부문이 상사 부문을 앞지른다. 매출 대비 수익성이 낮은 상사업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2014년 건설 부문과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5693억원, 831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각각 87.26%, 12.74%를 차지한다. 자산의 경우도 2014년 건설 부문은 10조5825억원, 상사 부문은 5조3497억원으로 약 2배가 차이 난다.
합병 이후 상사 부문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더욱 낮아졌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상사 부문의 자산총계는 4조2313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9.2%다. 건설 부문은 7조8286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7.02%를 차지한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사는 23.28%(1519억원), 건설은 70.31%(6055억원)로 큰 차이를 보인다.
건설 부문의 호실적에서 드러나듯 삼성물산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등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시공하는 등 글로벌 건설업체로 거듭났다. 통상 '삼성물산' 하면 상사 부문보다 건설 부문을 먼저 떠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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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사 부문은 여전히 삼성물산의 주요 사업 부문으로써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이후 지난해와 올해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6658억원, 151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42%를 기록 중이다.
상사 부문의 주요 사업 부문은 다섯 가지(△화학·소재 △철강 △프로젝트 △자원 △생활산업)로 나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드는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모습이다. 2008년 1월 멕시코 만사니요(Manzanillo)에서 LNG 인수기지사업 수주, 국내 태양광 발전소 완공 등에 이어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발전 용량 1369MW에 달하는 풍력,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복합발전단지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종합상사 최초로 팜오일(Palm Oil) 시장에 진출한 것도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다. 삼성물산은 2008년 7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팜농장(PT. Gandaerah & PT.Inecda)을 인수했다. 서울시 면적의 40%에 달하는 규모의 이 팜농장에서는 팜오일을 연간 10만 톤 이상 생산할 수 있다. 팜오일은 야자수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으로 식용유와 화장품,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 쓰인다. 용도가 다양해 최근 자원개발업체들이 주목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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