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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증대' 금호석화, 신용등급 상승 시간문제 [Rating Watch]'긍정적' 아웃룩, A0 안착 가능성 점증…중국수요 회복, NB라텍스 성장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9-01-17 14:51:2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6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신용등급 A0로의 상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페놀유도체 호황, 열병합 사업 선전 등으로 지난해 3분기 4700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2017년 연간 수준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견조한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대부분의 재무지표가 신용평가사의 등급 상향 트리거(trigger)를 충족한 상태다.

다만 전방산업 의존도가 높은 합성고무의 실적 변동성은 한계로 지목된다. 일각에선 당장 올해부터 페놀유도체의 공급과잉으로 금호석유화학의 수익성이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이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는 NB라텍스(Acrylonitrile Butadiene Latex) 등을 앞세워 우량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페놀유도체 호황·열병합 선전…순차입 1.3조까지 감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은 BBB급에 머물렀다. 주력인 합성고무 부문이 세계 1위 생산능력을 구축했지만 전방산업 침체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설비증설로 차입금이 2조원대까지 증가한 것도 부담이었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였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을 신청하면서 재무위험을 가중시킨 것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2012년 금호석유화학이 그룹으로부터 사실상 계열분리되면서 신용도에 볕이 들기 시작했다. 부실 계열사들의 리스크 전이가 원천 차단된 덕분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합성수지 수요가 증가한 것도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더해지면서 BBB급이었던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은 A-로 한 노치(notch) 상승했다.

금호석유화학 신용도에 또 한번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해부터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한국신용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2018년 5월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달았다. 그 뒤를 이어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6월과 9월에 각각 긍정적 아웃룩을 발표하며 등급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4조2323억원의 매출과 47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0% 늘었고 영업이익은 9개월 만에 전년 수준(2626억원)을 2배가량 뛰어넘었다. 시장에선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놀유도체가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로 자리잡은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7년 톤당 140만원대였던 페놀유도체 가격은 지난해 160만원대로 상승했다. 중국, 독일 등에서 경쟁사들의 설비 문제로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폴리카보네이트(PC), 에폭시(Epoxy) 등 전방산업의 호조로 페놀유도체 수요가 늘어난 점도 주효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역시 빛을 발했다. 그간 금호석유화학은 수익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병합 발전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2016년 여수산업단지에 스팀 및 전기 판매설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SMP(계통한계가격) 반등, 현지 판매망 확대 등에 힘입어 열병합 부문의 이익 규모가 2017년 755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840억원으로 확대됐다.

개선된 실적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말 1조860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1조3000억원대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50%에서 33%로 하락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데다 매년 영업활동을 통해 3000억~4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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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수요 회복·NB라텍스 선전 기대…연내 등급 상향 가능성

현재 시장에선 생산능력 확대, 업황 개선에 따른 현금흐름 및 재무안전성 제고 등을 감안해 금호석유화학의 등급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상향 트리거(trigger)도 대부분 충족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매출액이 10% 초과 상태를 유지할 경우 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EBITDA/매출액은 15.7%다. 3분기에도 15% 수준을 유지했다.

또 다른 평가지표인 총차입금/EBITDA도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조건(3배 이하)에 부합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차입금의존도 40% 이하)에 해당한다.

올해 실적 전망이 밝다는 점도 등급 조정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됨에 따라 중국지역의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올 들어 단가가 낮은 원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수고무인 NB라텍스가 이익 창출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NB라텍스는 얇고 가볍지만 쉽게 파손되지 않아 의료용 장갑의 원료로 쓰인다. 최근 들어 산업용·조리용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SBR(Styrene Butadiene Rubber) 생산라인 일부를 NB라텍스용으로 전환했다. 이후 잇단 증설을 통해 연 20만톤이었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2017년 40만톤으로 확대했다. 올 연말까지 55만톤 체제를 갖춰 30%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전망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방산업 의존도가 높아 수급 변동성이 큰 합성고무의 특성을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타이어산업 성장 둔화로 미국 등에서 합성고무 생산설비를 폐쇄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바 있다. 중국 석유화학공업그룹인 시노펙도 생산능력을 12만톤가량 줄였다.

페놀유도체의 호황이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3년간 글로벌 페놀유도체 공급량이 연 40만톤씩 늘어날 예정인 반면 수요 증가분은 30만톤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업체들의 설비복구, 경쟁사들의 잇단 증설 등으로 제품 판매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석유화학 업황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실적이 100에서 80으로 줄어들 뿐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석유화학이 개선된 재무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신용등급은 연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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