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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그룹, 中서 자본 조달 막혀…헬스케어타운 표류 [영리병원 논란 점검]사드 보복 여파 여전…병원 완공됐으나 리조트 공사는 중단

조영갑 기자공개 2019-01-29 08:21:07

[편집자주]

제주,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영리병원이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개원허가가 난 녹지병원이 사업철수를 시사하면서 영리병원의 향배는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었다. 의료의 공공성을 주장하며 반대하는 입장과 시장원리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영리병원의 앞날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5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 서귀포에 영리병원을 완공하고, 개원을 앞두고 있는 녹지(뤼디)그룹이 여타 사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계획인 영리병원을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타운의 청사진도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jdc
제주 헬스케어타운 조감도. 자료제공=JDC

녹지그룹의 자본 조달이 난항을 겪는 것은 사드 이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한국 정부가 중국정부와 마찰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해외 자금 반출을 금지한 것이 여파를 미치고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이른바 '한한령'을 내리면서 한국 여행, 투자 등을 전방위적으로 제한한 바 있다.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 여행 등은 일부 완화가 되고 있으나 기업 차원의 해외 자금 반출은 여전히 어려움을 격고 있다.

25일 녹지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 자금의 흐름이 끊겨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나대지 등 부동산을 매각해 사업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의 모기업인 녹지그룹은 현재 한국으로 자금 유입이 어려워 병원 사업을 위시한 여타 사업들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법인 관계자와 홍콩에 소재한 녹지홀딩스 측의 말을 종합해 보면, 중국정부의 방침으로 녹지그룹 측도 사업자금을 투자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녹지그룹은 PF를 제외한 한국 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자본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녹지그룹은 보유 자금도 많고 투자의지도 있는데 한국에 자금을 투입할 방법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최근 녹지그룹이 병원사업을 철수하려고 제주도청 측에 직접인수 또는 원매자 연계 요청을 했다는 일각의 보도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녹지그룹 측은 지난해 10월 공론화조사위가 녹지병원 개원 불허를 결정하자 제주도청 측에 공문을 보내 직접인수, 제3자 인수 의사를 타진했었다.

자금난에 여론의 반대까지 겹치자 영리병원 사업의 철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청 보건건강위생과 측은 "이해당사자들 간에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아직 (병원 매각과 관련한)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녹지병원을 중심으로 한 제주 헬스케어타운의 조성도 '올스톱' 됐다. 녹지그룹의 구상이 전방위적으로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한한령이 한창인 지난 2017년 공사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국내 건설사들로부터 병원건물이 가압류 당했고, 현재 일부 건설사들은 공기가 30% 정도 진행된 리조트 등의 건설을 재개하지 않기로 하는 등 헬스케어타운에서 발을 빼는 형국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타운 가운데 현재 100% 완공율을 보인 타운 내 건물은 병원과 힐링타운(콘도미니엄)이다. 이 중 병원은 제주도내 향토기업(금나종합, 형남종합, 광동전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완공했으며, 힐링타운은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부대시설인 워터파크, 헬스사이언스가든, 힐링가든 등은 착공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웰니스몰의 경우는 세 동의 건물 중 한 동만 완공이 된 상태고, 포스코건설이 짓는 힐링스파이럴호텔은 60% 시공률에 머무르고 있다. 대우, 한화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텔라소 리조트의 경우 공정률 34% 수준에서 더 이상 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당초 계획안대로라면 이 건물들은 2017년 말에 완공됐어야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녹지 측에서 공사대금 미납금을 장기간 해결하지 못해 완공된 병원 건물에 대해 가압류를 결정했고, 녹지 측에서 미납금의 해결을 위해 제주드림타워 내 호텔레지던스의 분양권을 통해 이를 상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압류가 걸려 있는 병원의 감정가액은 토지와 건물 총 62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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