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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시대, 여성병원 반전 가능할까 ③잇따른 매각설…난임치료 등 노하우가 ‘핵심자산’

최익환 기자공개 2019-01-23 08:18:54

[편집자주]

제일병원 매각 추진으로 의료법인 M&A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방·중소병원은 물론 수도권 중형병원들까지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병원 M&A 사례가 많지 않아 활성화 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병원 M&A 시장을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2일 10: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7년 국내 합계출산율은 1.05명이다. 이는 가임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이마저도 2018년엔 1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국가적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한 여성전문병원의 운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통적 영역인 산과가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일부 여성병원은 암센터 등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선 제일병원 외에도 국내 유명 여성병원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저출산으로 위기 봉착…모자병원·암센터 등 시도해도 여의치 않아

이어지는 저출산에 산부인과 병원은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05년 약 43만명에 달하던 신생아 수는 2017년 약 3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분만을 중심으로 하는 산과를 통해 미용사업과 소아청소년과 등 연관 분야로 확장하던 전통적 전략도 위기를 맞았다.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한 여성전문병원이 소아청소년과를 함께 운영하면 ‘모자병원'의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성이 있는 산부인과 병원의 브랜드 가치가 어린 자녀의 병원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의 여성전문병원이자 모자병원 모델을 처음 제시한 제일병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일병원의 분만 건수는 △2014년 5490건 △2015년 5294건 △2016년 4496건 △2017년 4202건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작금의 부실 원인이 무리한 경영활동이었지만, 저출산 역시 제일병원의 부실에 한몫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에 일부 여성병원은 여성전문 암센터 신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유방암과 갑상선암, 부인암 등 여성에게 발생하기 쉬운 암 분야에 특화된 전문센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임상경험과 역량을 갖춘 대형병원에는 맞서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으로 산모와 신생아를 이끄는 출산이라는 행위가 줄어드는 마당에 부수적으로 영위하던 소아청소년과와 미용분야 역시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라며 "암센터는 다른 곳도 다 하는 것인데, 아예 특화된 난임치료 등 분야에 좀 더 집중했다면 어려움은 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 유명 여성전문병원도 예외없어…매각설 휩싸여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유명 여성전문병원도 최근 매각설이 불거졌다. 병원의 매각설은 해당 병원이 배아·생식세포를 같은 재단 산하의 타 병원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흘러나왔다. 3월까지 운영될 예정인 해당 병원은 난임 치료와 고위험 출산 등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선 병원의 유력한 원매자로 병원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온 의료재단이 거론되고 있다. 원매자로 거론된 해당 의료재단은 바이오기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의료인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매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어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3월 이후에 운영을 지속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해당 병원의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제일병원 매각과 함께 병원 M&A 시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병원이 강남권을 대표하던 여성전문병원 중 하나였던 만큼, 일부 산부인과 병원의 매각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해당 병원의 대표자가 병원 운영에 더는 관심이 없어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지는 꽤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과에서 손을 떼고 싶은 일부 매도자가 더 나타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난임치료 노하우는 매력적…바이오기업 인수 가능성엔 논란 여전

경영난을 겪는 여성전문병원 중 일부는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로 출회한 이들 병원은 산과와 난임치료 등으로 쌓아온 난임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간 국내 산부인과 병원은 난임클리닉을 운영하며 체외수정에 대한 임상경험을 축적해왔다. 흔히 ‘시험관 시술'로 불리는 체외수정은 대표적인 난임시술 중 하나다. 체외수정은 정자와 난자를 인체 바깥에서 인공수정시킨 뒤, 자궁에 이식해 착상시키는 시술이다.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은 대개 4~5회 정도 시술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여성전문병원의 원매자를 자처하는 의료법인과 바이오기업 등은 난임치료 노하우를 획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불임환자가 늘어나며 난임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어, 당장 병원의 매출신장과 외형확장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체외수정으로 쌓은 노하우가 향후 줄기세포 등의 연구에 활용될 여지가 커, 여성전문병원이 향후 매물로 더 나올 경우 나름의 인수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이다.

의료법인을 자문해온 IB업계 관계자는 "결국 저출산으로 위기를 맞은 여성전문병원이 반등할 모멘텀은 난임치료로 쌓은 수정란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향후 관련 규제가 풀려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등의 연구가 활발해지면 여성전문병원의 가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오기업이 여성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현행법 규정으로는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해 의료기관을 운영하면, 원칙적으로 사무장 병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향후 바이오기업들이 여성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인수에 나설 경우 영리병원에 대한 논란 역시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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