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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 외치던 재무개선은 안갯속으로 [대우조선해양 M&A]중간지주사 자금 출연, 인수 자체가 재무 부담 가중

박기수 기자공개 2019-02-01 07:57:0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건전성 높이기'를 우선 과제로 삼고 주요 경영 전략을 짜왔던 현대중공업그룹이 차입금만 3조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의문점을 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간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재무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책을 모색해왔다. 다만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이뤄지면 원래 목적과는 반대로 재무제표상 지표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12조8017억원, 10조553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21%다.

총차입금은 7조8747억원으로 2017년 말 6조3312억원보다 24% 늘었다. 이 중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4조5497억원에 달한다. 전체 차입금 중 절반 이상(58%)이 만기가 단기인 차입금인 셈이다.

차입금의존도는 33.7%로 집계됐다. 차입금의존도는 전체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중이다. 쉽게 말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자산 10중 3 이상은 차입금으로 이뤄져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인 셈이다.

지주 재무지표 추이

다만 지급 여력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998억원에 그친다. 단기 유동화가 가능한 매출채권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8809억원에 그친다.

물론 창출하는 현금량 대비 이자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말 누적 연결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621억원이다. 당시 총차입금 7조3925억원에 대한 이자 비용은 1617억원으로 당장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까지는 아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차입금 및 단기에 의무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의 절대적 규모 자체가 커 현대중공업그룹은 자금 조달에 애써왔다. 2017년 말 현대오일뱅크 IPO 카드를 꺼내 들며 1조원 이상의 자금 조달을 시도했다. IPO의 목적으로 재무건전성 제고를 내세웠던 것과 함께 늦어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IPO를 완료한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쳤다. 다만 감리 이슈 등으로 지난해 상장은 무산됐다.

그러다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 국영 기업인 아람코에 지분 최대 19.9%를 매각하는 선택지를 고르면서 자금 조달 이슈가 해결되는 국면을 맞았다.

다만 아람코로의 지분 매각이 발표된 직후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결정되자 애초 목적이었던 재무개선 계획이 불투명해진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에 투입되는 재원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열린 4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중간지주사에 투입되는 재원 1조2500억원 중 현대중공업지주에서 소요되는 자금은 4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이 추가로 소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은 중간지주사의 보통주 지분 6~7%를 보유할 예정"이라며 "향후 산업은행이 큰 물량을 엑시트하게 될 때 현대중공업지주에게 우선매수권 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지출이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재무지표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15.94%다. 총차입금은 3조3705억원에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 규모는 1조848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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