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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롯데맨' 포진…순혈주의 DNA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③지주 요직 30여명 중 외부출신 5명 뿐…빠른 업무 추진력 강점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19 10:43:44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07: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은 유독 '순혈주의' 문화가 강한 곳으로 손꼽힌다. 최근 들어 계열사 단에서 외부 인사 발탁이 종종 이뤄지지만,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정책본부 정통을 이어받은 롯데지주에서는 외부 출신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룹 안팎에서는 강력한 업무 추진력과 빠른 실행력을 순혈주의 롯데가 내세우는 조직 DNA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올라 있는 황각규 부회장은 '40년 롯데맨'이다. 롯데지주 산하 6개 주요 실장 대부분도 근속연한이 30년을 넘는다. 과거 정책본부는 계열사 '브레인'으로 손꼽히는 인물을 차출했다. 능력에 더해 롯데맨으로서의 '로열티'를 필요충분 조건으로 갖춘 이들이 롯데지주에 포진하고 있다.

◇계열사 외부출신 CEO 증가, 컨트롤타워 롯데지주는 '롯데 출신'

롯데그룹은 한국 재계에서 아직까지 순혈주의가 많이 지켜지고 있는 그룹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색채 영향이 컸다. 2011년 신동빈 회장 취임 이후 외부 발탁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열사 전체 임원 가운데 외부 출신은 소수에 그친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계열사 가운데 외부 출신 CEO는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롯데마트 대표에서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이동한 김종인 대표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1990년 에쓰오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외부 출신이다. 롯데GFR의 대표이사로는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 출신의 정준호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M&A를 통해 롯데 계열사로 편입된 곳에도 롯데 출신을 주로 기용한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정밀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KT 출신의 표현명 대표를 그대로 중용했던 롯데렌탈도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 출신의 이훈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롯데지주의 순혈주의는 계열사보다 훨씬 강한 편이다. 재직 기간이 30년이 넘는 롯데맨들이 즐비하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황각규 부회장이 좌장 격이다. 1967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허수영 부회장(화학BU장), 1978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재혁 전 부회장(식품BU장),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소진세 사장(사회공헌위원장) 등이 지난해 말 모두 물러나면서 황 부회장의 재직 기간이 가장 오래됐다.

롯데지주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 실장도 재직 기한이 30년을 웃돈다. 윤종민 사장(경영전략실장)과 오성엽 사장(커뮤니케이션실장), 박현철 부사장(경영개선실장) 등이 1985년에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이봉철사장(재무혁신실장)은 1986년 입사다. 정부옥 부사장(HR혁신실장) 입사는 1988년이다.

실장 가운데서는 부장판사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소속이던 이태섭 부사장이 유일한 외부 출신이다.

◇업무 추진·실행력 '강점'…보수적 조직 문화

롯데지주는 산하에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비서팀 등을 두고 있다. 실장은 사장 및 부사장들이 맡고 있다. 6개 실에 소속된 팀장급 임원만 24명이다. 팀장은 상무·전무급이다.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지주의 역할을 감안한 직급 체계다.

롯데지주 팀장

롯데지주 30여명 가운데 외부 출신은 5명 정도다. 약 15%의 비중이다. 경영전략살 이재홍 상무, 재무혁신실 김민아 상무, 준법경영실 김현옥 전무, 커뮤니케이션실 이종현 전무 및 이병희 상무 등이 외부 출신이다.

과거 정책본부는 각 계열사로부터 차출된 '에이스'로 구성됐다. 롯데쇼핑 백화점, 롯데케미칼, 롯데월드, 롯데제과, 코리아세븐, 대홍기획 등 여러 계열사에서 발탁된 인물로 채워졌다. 정책본부 근무 기간은 평균 7~8년이다. 정책본부 출신들은 계열사로 돌아가 회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하며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

롯데지주 역시 비슷한 패턴으로 인력 풀이 운영되고 있다. 롯데지주 출범 당시 가치경영실장(현 경영전략실장)을 맡았던 임병연 부사장이 올해부터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은게 대표적이다. 반대로 롯데정밀화학 대표를 지낸 오성엽 사장과 롯데물산 대표를 지낸 박현철 부사장은 계열사 CEO로 일하다 지주에 합류했다. 이봉철 사장도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지냈다. 정부옥 부사장도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으로 일하다 지주의 부름을 받았다.

대개는 정기 인사를 통해 컨트롤타워(정책본부, 롯데지주)와 계열사를 오간다. 드물게 컨트롤타워 조직에만 몸 담아온 인물도 있다. 윤종민 사장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으로 입사한 이후 곧바로 기획조정실에 배치됐다. 이후 경영관리본부와 정책본부 등을 두루 거쳐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에 올랐다. 황 부회장 역시 1995년 기획조정실 국제팀장으로 발탁된 이후 계열사 단으로 내려가지 않고 정책본부를 거쳐 롯데지주 대표 자리에 올랐다.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롯데가 자랑하는 조직 DNA는 강한 업무 추진력과 빠른 실행력이다. 윗선에서 내려오는 지시나 업무가 매우 민첩하게 실행에 옮겨진다. 이같은 조직문화는 롯데가 1조원이 넘는 대형 M&A 거래를 수차례 성공시킨 밑바탕이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위에서 지나가는 말처럼 가볍게 한 이야기도 얼마 안가 바로 실행에 옮겨진다"면서 "이게 가능할까 생각한 일들도 과감한 추진력과 돌파력으로 실제 결과물로 이어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순혈주의를 고집하다보니 조직문화가 폐쇄적이라는 비판도 듣는다. 조직문화가 보수적이다보니 여성 임원도 많지 않다. 롯데지주의 경우 팀장급 이상 임원 30여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재무혁신실 김민아 상무, 준법경영실 김현옥 전무 2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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