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포츠브랜드 르까프(LECAF)로 유명한 화승이 회생절차(법정관리)에 진입한 가운데, 협력업체 ㈜엠에스에이가 채권자협의회를 이끌 대표 채권자로 새롭게 선임됐다. 당초 화승의 주인이자 최대 채권자였던 ‘케이디비 케이티비 에이치에스 사모투자합자회사'가 대표 채권자가 됐지만, 협력업체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기존 채권자협의회 구성안이 변경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엠에스에이는 채권자협의회 재의결 과정을 거쳐 대표 채권자 지위에 올랐다. 채권자협의회는 채권자들로 구성된 의사결정 기구로 회생절차 전반에 걸쳐 막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대표 채권자는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과 회의록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화승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상거래채권자가 대표 채권자로 선임돼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회사 부실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소재가 있는 주주가 채권자 신분으로 회생절차에 참여하면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였다. 법원은 채권자들 간 의견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자, 투표를 통해 선출할 것을 명령했다.

채권자협의회는 △상거래채권자 2곳 △화승네트웍스 △주택도시보증공사 △케이디비 케이티비 에이치에스 사모투자합자회사로 구성돼 있었다. 회생담보권자인 화승네트웍스가 최대주주였던 PEF에 한 표를 행사하면서 상거래채권자 2곳과 맞붙었다. 캐스팅보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협력업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공익적 차원에서 ㈜엠에스에이에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사모투자합자회사(PEF)는 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어 단일 채권자로는 가장 큰 액수"라며 "다만 화승이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무액(2300억원)의 절반이 제품을 공급하고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채권임을 감안하면 상거래채권자가 대표를 맡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생업무를 관장할 법정관리인은 그대로 김건우 화승 대표가 맡기로 논란이 일단락됐다. 일부 채권자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김건우 대표가 채권자들과 정보를 스스럼없이 공유하며 회생에 대한 의지를 보인 만큼 현재로선 특별한 변경사유가 없다는 게 협력업체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