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04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총액이 사상 최대인 3조4249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벤처펀드의 결성액도 4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호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월에만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한 2368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2019년에도 3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투자의 주체인 벤처캐피탈은 유동성 호황이 반갑지만은 않다. 역대급 호황을 즐길 틈도 없이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수급이다. 시장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나 정작 이를 운용할 사람은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2018년 벤처캐피탈 '인력 증가율'은 '신규 펀드 증가율'의 절반 수준인 7%에 그쳤다. 펀드를 만드는 것보다 사람 구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퇴사 후 직접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는 시니어 심사역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탈은 잦으나 이를 상쇄할 수준의 유입은 이뤄지지 않는다. 부족한 전문 인력을 채우려다보니 경쟁사간 '심사역 빼가기'가 빈번해진다.
결국 인력 부족은 심사역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사역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경영진의 고민은 깊어진다. 펀드 결성총액 대비 관리·성과 보수의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인건비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초기 벤처캐피탈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된 벤처캐피탈 인력 시장이 왜곡됐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향후 수급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심사역의 이동과 몸값에 인위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도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역대급 호황을 제대로 누리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벤처캐피탈이 인력 문제 때문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는 현재 상황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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