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제13대 벤처캐피탈(VC)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정 회장은 국내 VC 업계의 산증인이다. 1981년 업계에 입문한 이후 줄곧 한 길만 걷고 있다. 38년 전 신입사원이었던 그는 이제 업계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오랜 업력 탓에 업계에서는 그를 '시조새'라 부른다. 그의 인생이 곧 국내 VC 시장의 역사다. VC 태동(1986년)과 IT붐(1990년대), 코스닥 개장(1996년), 모태펀드 설립(2005년), LLC 창업(2005년), 유니콘 투자(2010년 이후) 등 업계 이슈가 온전히 그의 이력에 녹아있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그이기에 업계가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VC업계는 새로운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앞두고 여러 현안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다.
당장 벤처투자촉진법이 수 개월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벤처투자촉진법 시행은 업계의 염원이자 제2벤처 붐 조성을 위한 첫 단추다. 그 동안 벤처 투자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이 두 가지 법을 동시에 적용받으면서 사실상 이중 규제 아래 놓여있었다. 법 개정을 통해 규제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증권사와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의 VC펀드 참여 허용, 투자금지 업종 폐지, 중견기업 투자 확대 등 민간 중심 투자 생태계 조성의 기반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현재 벤처투자촉진법은 국회에 수 개월째 묶여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회 통과가 이뤄지지 못하면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새 회계기준(IFRS9) 적용에 따른 혼란과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VC들은 그동안 투자 자산에 대해 자산과 수익 가치를 모두 따져 장부상 공정가치를 반영했지만 새 회계기준은 자산가치만 인정한다. 투자 자산의 미래 수익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투자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에 직면해있다. 또 보수적인 평가 기조로 인해 벌써 민간기업들의 VC 투자 철회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 제도 도입을 앞두고 담당부처인 금융위원회와의 중재도 필요한 상황이다. BDC는 개인투자자들이 벤처, 스타트업 등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문제는 이 플랫폼에서 VC들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점이다. BDC 설립 취지를 살리고, VC와의 윈윈이 가능한 방향으로 묘수를 짜주기를 기대한다
현안이 산적해있다. 신임 협회장의 문제 해결 의지와 실행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VC 업계가 처한 현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진심과 사력을 다해 임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정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마당쇠' 협회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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