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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체제' 한국타이어, VC 설립 묘수는 총수일가 사재 출연 이어 해외 SPC 활용 가능성 거론

강철 기자공개 2019-03-11 08:00:27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그룹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벤처캐피탈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공정거래법 상의 일반 지주회사인 점을 감안할 때 총수일가의 사재 출연,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활용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 설립을 검토 중이다. 현재 그룹 내부적으로 관련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설립 추진이 결정될 시 별도의 테스크포스팀(TFT)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탈 설립 검토는 '비(非) 타이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장착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타이어와 연관성이 크지 않은 사업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을 고민해야 하는 오너 입장에서 타이어에 과하게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고민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동차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전방산업으로 부각되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관련 초기·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이 벤처캐피탈 출범을 확정할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설립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그룹은 2012년 9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 상의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인적분할 후 계열사 재편을 통해 홀딩컴퍼니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한국타이어, 아트라스BX, 엠프론티어, HK오토모티브 등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와 하위 계열사가 금융사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한다. 지난해부터 벤처캐피탈에 한해서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결과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벤처캐피탈 설립 자본금을 댈 수 없다.

거론되는 현실적인 방법은 총수일가의 직접 출자다. 조양래 회장,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등이 사재를 출연해 벤처캐피탈을 설립할 경우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에 저촉되지 않는다. 일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6년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출범할 당시 지분 33%를 출연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대교인베스트먼트 지분 85.6%를 보유하고 있다.

출자의 주체를 해외 SPC로 하는 방법도 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은 지주회사 전환이 한창이던 2013년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지분 87.5%를 'KOLON CHINA HK COMPANY LIMITED'라는 해외 SPC에 양도했다. 원익그룹의 지주회사인 원익홀딩스도 지난해 초 원익투자파트너스 지분 78.4%를 싱가포르 소재의 SPC인 'WONIK HOLDINGS SG PTE'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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