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합의문 결과 발표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은 '아름다운 선례'라는 평가를 내놓는 반면 중소 카풀 업체는 합의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 간 갈등이 봉합된 듯하더니 다시금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정부·여당, 택시업계, 카카오모빌리티로 구성된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출범 45일 만에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카풀 서비스 허용 시간을 주중 오전 7~9시, 오후 6~8시 '출퇴근' 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여객운수법과 택시발전법을 개정해 택시 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대타협 기구에 유일한 이해 관계자로 참여한 카카오는 이번 합의안이 도출되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겪었다. 그간 대규모 집회와 파업, 호출 거부 등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또 이 과정에서 카풀 반대를 외치던 택시기사 3명이 분신자살을 시도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카카오가 부담을 느껴 주춤한 사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은 반사이익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큰 틀의 합의문이 나왔지만 사실 아직 구체성이나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 사실상 택시 업계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반영한 반쪽짜리 합의라는 말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카풀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강경한 택시 업계의 요구를 제한적으로 수용하도록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카풀에 대한 제한적 허용을 통해 향후 모빌리티 산업을 키우기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것 외에는 큰 수확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를 바라보는 중소 카풀 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의 대표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카풀의 영업시간을 제한한 것은 또 다른 규제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재논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업계에 제대로 된 소통을 시도한 적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합의문을 발표하며 카카오가 한시름을 덜어놓은 듯 했으나 카풀 업체와의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지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소 업체들이 합의안을 무시하고 기존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택시 기사들의 또 다른 희생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모빌리티 산업에 카풀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존재하는데 이대로는 '한국형 모빌리티=카풀'로 굳어질 듯한 분위기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들어오는 과정에서는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업계끼리의 갈등은 불필요한 소모전일 뿐이다.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대표 기업이 된 카카오가 또 한번 나서서 중소 업체들과 소통을 통해 산업 파이를 키우는 데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소비자들이 이용 편의를 높이면서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이어 人사이드]30년 쌓은 델리 코너 노하우, 경쟁력 강화 핵심 '열쇠'
- '공사 재개' 기대감 CJ라이브시티, 이사회 전열 재정비
- [바이어 人사이드]노브랜드, 본업 경쟁력 강화 히든 '조커' 등극
- [바이어 人사이드]"공간의 한계가 오프라인의 강점, 상품력으로 연결"
- [바이어 人사이드]고물가·왕서방 '이중고' 유통가, 품질·가격 잡기 '사활'
- 삼양그룹, 알짜 계열사 엔씨켐 IPO 준비 본격화
- [통합 이마트 출범]트레이더스와 매입 조직 일원화, 바잉 파워 승부수
- [thebell desk]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과제
- [에뛰드는 지금]외형 확장 전략 본격화, '글로벌·온라인' 승부수
- 꿈비 박영건 대표, 첫 콜옵션 카드 손에 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