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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 드러낸 신라젠, 체면 구긴 키움증권 CB 1100억 발행, 목표 대비 '1/3'…조건도 사실상 3%짜리 2년물 채권

민경문 기자공개 2019-03-21 08:22:2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0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신라젠 전환사채(CB) 발행을 둘러싸고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몇 번의 '새로고침'으로 발행사는 가진 패를 투자자에 모두 보여줘야 했다. 주관사는 목표액의 1/3 밖에 자금을 모으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나마 CB 발행 확정으로 조달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 정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당초 신라젠의 CB 목표액은 3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1100억원에 그쳤다. 절대적인 규모가 적은 건 아니지만 최초 수요예측을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하긴 힘들어 보인다. 예정된 자금을 모으지 못한 신라젠은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버는 돈 없이 인건비 등으로 나가는 고정비용만 연 5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거래 관계자는 "몇 백억 단위로 투자를 약속했던 PE 일부가 막판 포기 의사를 밝혔다"며 "최근 임상 3상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된 점도 한 몫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당초 펀드 형태로 자금을 모아 CB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투심이 저조하면서 직접 투자자를 받는 형태로 노선을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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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불안감은 CB 발행 조건에서도 감지된다. 전환가액은 7만 111원으로 최근 추락한 신라젠 주가가 반영됐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증권사 관계자는 "웬만한 CB의 경우 에퀴티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0% 쿠폰에도 팔리기 마련"이라며 "신라젠 CB가 쿠폰 1%, 만기이자율 3%로 책정된 건 그만큼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펙사벡'의 무용성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만기수익률은 6%까지 높아지도록 설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CB 최종 만기는 5년이지만 투자자들은 2년 뒤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사실상 3% 금리를 주는 2년 만기 회사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신라젠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가 조성되면서 키움증권 내부에선 신라젠 익스포저를 최소화하라는 목소리도 제기된 상태였다. 키움증권이 투심위를 연기하는 등 잡음이 발생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키움증권의 경우 공시에 CB 투자액이 1000억원으로 명시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물량 부담 없이 총액인수 역할만 담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계열사 키움운용까지 동원했는데 투자금 20억원의 경우 키움운용 자체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키움증권이 신라젠 CB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 역시 업사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 채 30~50억원 안팎에서 자기자본투자(PI)를 단행했다는 관측이다.

시장 관계자는 "원래 여타 초대형 IB들이 신라젠에 유리한 CB 발행 조건을 제시했지만 최종 주관사 지위는 중소형 증권사인 키움증권으로 돌아갔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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