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대표 1년 한국밸류 '우울한' 성적표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당기순익 68억, 2012년 이후 최저…AUM 4.3조대
김슬기 기자공개 2019-03-25 08:20:1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이채원 대표 취임 첫 해 아쉬운 성적을 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했고, 운용자산 규모는 4조3000억원대까지 축소됐다. 한국밸류운용 대표펀드에서 자금이 꾸준히 유출되면서 수익이 감소한 반면 비용은 늘어났다.21일 한국밸류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68억원으로 2017년 실적인 109억원에서 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2012년(회계연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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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운용은 12월 결산법인으로 변경된 2013년에 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159억원, 2015년 176억원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이듬해 당기순이익이 135억원까지 축소됐고 2017년 말 109억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밸류운용의 최근 몇 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초 이채원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대표이사까지 겸직하는 체제를 만들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진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 대표펀드 부진…AUM 축소 불가피
한국밸류운용은 과거 액티브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밸류운용은 2013년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성장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 외에도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1(주식)' 등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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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13년 한국밸류운용의 액티브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조9000억원대였지만 2014년 3조원대로 쑥 성장했다. 2013년 한국밸류운용의 액티브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35%를 기록, 유형 평균인 1.25%를 한참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이듬해 타 운용사가 마이너스(-) 3%대의 성과를 낼 때 한국밸류운용은 1%도 안 되는 손실을 보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5년 0.25%, 2016년 -3.15%를 기록하면서 점차 액티브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감소했다. 2015년 3조원대였던 설정액은 2016년에 2조6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주식시장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 유형 평균 수익률이 20%에 육박하던 2017년에는 한국밸류운용이 11%대의 성과를 내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설정규모는 2조까지 떨어졌다.
한국밸류운용이 강점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던 액티브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저조하면서 전체 운용규모가 점차 축소됐다. 실제 공·사모를 포함한 전체 펀드설정액은 2014년 말 5조794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3조4833억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임계약고 역시 1조6067억원에서 9105억원까지 축소됐다. 2018년 말 전체 운용규모는 4조 3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정액이 늘어난 펀드유형은 혼합주식형(+300억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338억원) 뿐이었다. 일임 역시 400억 가량 계약고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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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건비 지출 확대…"헤지펀드로 가치투자 외연 넓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부진은 영업수익이 줄고 영업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18년 영업수익은 198억원으로 전년대비 18% 가량 줄어들었다.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은 192억원으로 19% 축소됐다. 집합투자기구(펀드) 운용보수는 162억원으로 18%(35억원) 감소했고, 자산관리수수료는 30억원으로 26%(10억원) 줄었다.
펀드 운용보수의 감소는 설정액 축소에서 기인한다. 지난해 한국밸류운용은 보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에서 850억원이 줄었고 혼합채권형에서도 1004억원이 감소했다.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에서 1200억원 가량 나갔고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에서도 496억원이 유출됐다. 운용규모는 각각 4902억원, 2067억원이었다.
영업비용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비용은 107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었다. 비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판매비와관리비였다. 급여는 60억원으로 전년대비 19% 가량 증가했다. 임원 급여는 4억원으로 전년대비 47%가량 줄었으나 직원 급여는 55억원으로 32%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초 지급된 성과급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밸류운용은 공모펀드 시장 침체에 맞대응해 헤지펀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2월 출시된 '한국밸류 클래식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는 이채원 대표가 직접 운용하는 펀드로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300억원 시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3월에 지급된 성과급 때문에 급여항목이 증가해 비용이 증가했고 주식시장이 부진함에 따라 운용하고 있던 주식형 펀드들의 순자산이 축소돼 펀드운용보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가치투자의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했고, 연초부터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어서 올해에는 실적개선을 기대할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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