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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산은 관리' 전환하나 유동성 지원 가능성…일부 채권은행 이탈 우려

안경주 기자공개 2019-04-01 14:23:0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유동성 위기 우려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채권단 지원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그간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시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던 만큼 산업은행 주도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 부실기업으로 낙인이 찍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여기에 신규 자금지원에 회의적인 일부 채권은행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28일 박 회장이 용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회사 측이 시장신뢰를 회복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날 박 회장의 긴급 면담요청에 응해 경영정상화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산업은행은 "이 회장은 박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용퇴하기로 결정한 내용에 대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면담은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박 회장이 용퇴 발표 하루 전 긴급 회동이란 점에서 두 회장간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용퇴의 조건으로 경영정상화 요청을 수락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형식상 박 회장의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한 것이지만, 사실상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 회장의 압박에 박 회장이 투항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정상적인 민간기업이고, 이러한 기업에 대해 정부나 채권단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자금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박 회장에게)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지원이 필요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직원이 직접 아시아나항공에 파견을 나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초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뒤 2014년 12월 졸업했다. 그 뒤 지난해 4월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를 맺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산업은행이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시장의 신뢰가 훼손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신뢰만 회복하면 계속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자금지원을 전제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개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위기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이 끝났고 자구 계획을 이행 중이기 때문에 그 이상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이 급격히 나빠지면 바로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칫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관리를 받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보인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 통상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생각하게 되고,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힌다"며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기존의 구조조정 기업과 같은 부실기업이 아닌 정상기업인 만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주도의 지원방안이 확정되면 일부 채권은행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오지 않아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대한 동의 여부를 얘기하기 어렵지만, 신규 대출 집행 등은 쉽지 않다"며 "이미 작년에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간 MOU를 진행할 때도 이에 동의하지 않았던 채권은행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정상화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은행의 이탈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채권단이 아닌 산업은행의 관리 아래 경영정상화가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장기차입금(대출)은 대부분 자율협약 졸업 과정에서 상환유예 하거나 분할상환으로 조건을 바꾼 것"이라며 "그간 MOU 이행계획을 점검했던 산업은행이 계속해서 주도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후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사 결과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제출할 이행계획을 토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조속한 시일 내 MOU 재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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