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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타나톤, 타이 서밋그룹의 후계자에서 정치 기대주로

고영경 박사공개 2019-04-12 17:43:06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1일 13: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24일, 태국에서 8년만에 선거가 치러졌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부터 약 5년만에 치러진 선거다. '민주주의로의 복귀냐, 군부정권의 연장이냐'를 결정지을 선거로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의 이목이 쏠렸다.

군부가 급조한 신생 정당 팔랑쁘라차랏당의 예상 밖 선전,'선거의 왕'으로 불리던 탁신계 정당 푸어타이당의 고전, 푸어타이당과 함께 태국 정당의 양대 축을 이루던 보수당, 민주당의 몰락 등으로 혼란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 속에서 유독 빛나는 당이 하나 있다. 350개 의석 중 30석을 얻어 5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생 정당, 퓨처포워드당(Future Forward)이다.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할 경우 제3당의 자리까지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당이 일으킨 돌풍의 중심에는 타나톤 쭝룽르앙낏(Thanathorn Juangrongruankit) 대표가 있다.올해 39세인 타나톤은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신인이지만, 이미 '싹수'를 보이던 정치 기대주였다. 출라롱콘 대학 재학 당시 학생회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이런 배경과 함께 군부 독재 타도와 부패청산을 요구하는 타나톤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이 같은 인기 배경에는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엘리트 정치 신인이 주는 신선함이 꼽히기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타이 서밋 그룹(Thai Summit Group) 집안의 둘째 아들, 즉 금수저 출신으로 기존 정치세력에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눈길을 끌고 있다. 태국은 세계에서 부의 편중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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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밋 그룹은 1977년 설립된 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부품 제조회사다. 알려진 대로 태국은 동남아 자동차생산의 중심지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전기제품, 농기계 등 다양한 40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서밋 그룹의 2017년 연간 매출액은 약 25억6000달러에 이른다. 설립자는 타나톤의 아버자인 파타나(Pattana) 쭝룽르앙낏으로 지난 2002년 세상을 떠났다. 이후 타나톤의 어머니인 솜폰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한국인 사이서도 인기가 좋은 파타야 지역 '파타나리조트'의 '파타나'가 바로 타나톤 아버지의 이름이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공부한 타나톤의 꿈은 국제연합(UN)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회사로 들어와야만 했다. 국제적 감각을 가진 2세 경영인 덕분에 서밋 그룹은 성장을 거듭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 컸다. 2005년 테슬라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에 생산공장을 마련했고, 2009년에는 일본의 자동차 부품제조사 오기하라를 인수하며 기업가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도 만들어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정치를 하기 위해 2018년 5월 서밋 그룹에서 나왔다.

10년 이상 이끌던 회사에서 모든 타이들을 내려 놓은 뒤 정치인의 삶을 살고 있는 타나톤이지만, 타이 서밋 그룹이라는 꼬리표는 항상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퓨쳐포워드당이 이번 선거서 비교적 큰 성공을 거두면서 타나톤과 관계된 기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창업주 가족이 주식을 소유한 전형적인 비상장 가족기업이어서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밋 그룹의 주요 관계사로는 솜폰회장이 2대 주주로 등재된 태국 미디어 기업 마티촌이 있다. 하지만 타나톤은 이미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솜폰회장의 지분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상충에 관한 문제제기에 대해 타나톤은 서밋 그룹의 사업은 정부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으며 매출의 상당부분이 외국기업과의 거래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태국에서 사업가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예는 타나톤이 처음은 아니다. 탁신 전총리도 이동통신사업으로 성공한 뒤 정치에 입문했다. 친서민정책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각종 이권개입과 부패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군부에 반기를 들었으되, 탁신계 정당 푸어타이당과도 차별화를 시도하며 태국의 미래, 젊은 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타나톤, 세계가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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