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라용공장, 힘 빠지는 동남아 생산기지 [LG전자 해외법인 점검]⑧TV·세탁기 생산, 베트남·미국공장에 넘겨줘…프리미엄 판매 강화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18-12-14 08:31:3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태국 라용 공장은 전통의 동남아 생산기지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2015년 베트남 하이퐁캠퍼스 설립 후 생산라인이 일부 이전되면서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 문제로 세탁기 생산이 미국 테네시 공장에 이전 되는 것도 악재다. LG전자는 태국 지역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며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13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태국법인(LG Electronics Thailand Co., Ltd., LGETH)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8471억원, 순이익 20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 순이익은 215% 늘었다. 다만 순이익의 급증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생긴 착시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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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생산기지 역할을 해온 덕에 태국법인은 꾸준히 연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왔다. 2010년대 초반까지 1조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태국법인이지만 2015년 베트남 하이퐁에 대규모 생산기지가 설립되면서 1조원대 매출이 깨지기도 했다. 생산 효율을 위해 일부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캠퍼스로 옮긴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태국법인은 1997년 태국 라용 공장을 설립한 후 1998년부터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에어컨, 2004년부터는 가전의 핵심부품인 컴프레서를 생산하며 품목을 다각화했다. 태국 공장에서는 연간 세탁기 200만대, 에어컨 100만대, 컴프레서 120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태국 공장에서 생산된 가전제품은 북미, 동남아, 중남미, 중동 등으로 수출된다.
라용 공장에서 연간 60만대 규모를 생산하던 TV 생산라인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태국 라용공장은 2014년초 하현회 당시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이 OLED TV 보급원년을 선포했을 당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OLED TV 생산을 시작했던 5곳 공장 중 한 곳이었을만큼 힘을 실어줬으나 현재는 동남아 지역에서 그 지위를 베트남 하이퐁캠퍼스에 물려주게 됐다.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이뤄지던 세탁기 생산도 LG전자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이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가전업체 월풀의 청원을 받아들여 지난 2월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 때문에 세탁기 수출 120만대 미만까지 20%, 초과 물량은 50% 관세를 부과 받기 시작했다. 세이프가드 발동 전까진 태국·베트남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1%대 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미국 현지 생산으로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네시주에 새로 지은 세탁기 공장을 연내 가동할 예정이다. LG전자 세탁기는 한국 창원공장에서 대형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생산하고 태국·베트남 공장에서 보급형 일반 제품을 생산해왔는데 창원공장 생산량은 유지하고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던 것을 테네시주 공장으로 일부 옮길 예정이다.
테네시주 공장에서는 연간 100만대 세탁기 생산이 예정돼 있는 만큼 태국 라용공장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하다. 태국과 베트남 공장에선 미국 수출용 세탁기 약 80만대를 생산했다고 알려진다. 이 물량을 두 공장에서 절반씩 생산했다고 가정하면 태국공장에선 연간 40만대씩 세탁기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생산 물량에 어느 정도 변동이 있겠지만 즉각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맡고 있는 태국법인은 프리미엄 가전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은 전통적으로 한국 가전의 인기가 많다. LG전자는 지난 3일 태국 최고층 건물인 마하나콘 타워 전망대용 엘리베이터에 OLED 디지털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월을 설치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태국에서 초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판매도 시작했다. 지난해 세계은행 기준 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6594달러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높아 판매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면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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