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조양호 회장,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으면.." [조양호 회장 타계]"조 회장 업적, 반기업 정서·주주행동주의에 가려져"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08 17:02:5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8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 항공·물류산업을 키운 인물이다. 강단에서 마이크를 잡으며 정정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너무 갑작스럽다."

8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기자와 만난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를 접하고 "재계의 큰 어른을 잃은 슬픔이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항공·물류업계에 세운 업적과 공이 금융과 여론의 이름으로 퇴색된 상황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일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 나이 향년 70세. 그와 동년배인 권 부회장은 몇년 전 정정했던 조 회장의 모습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조 회장의 모습은 마이크를 잡고 강단에 섰던 때다. 당시만해도 매우 건강하고 또렷해 보여 앞으로 10여년은 끄떡없을 줄 알았다고 했다. 2009년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 2014년 조직위원장 등을 맡으며 국가의 큰 행사를 준비하던 모습도 선연하다고 했다. 너무 빠르게 떠났다고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산업 현장은 물론 국가 행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던 건강한 조양호 회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재계 맏어른, 민간 외교관으로서 조 회장이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너무 갑자기 빨리 떠났다"고 말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이라고 덧붙인 권 부회장은 조 회장이 그룹 입장에서나 개인적으로나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수차례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물론 언론에 뭇매 맞기를 벌써 수년째. 도덕적 이슈가 경영 위협으로까지 번졌다고 봤다. 그 과정 속에 45년간 조 회장이 이룬 업적은 저평가 됐다고 했다.

그는 "비행기 한 대가 없어 대통령이 해외 순방 갈 교통편을 타국에 손 벌리던 항공 불모지에서 대한항공이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조 회장의 역할이 주효했다"며 "대한항공은 세계적으로 안전한 항공으로 유명할 정도로 세계적인 항공사로 손 꼽히고 대한민국 항공·물류 인프라를 건설해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것도 모두 조 회장의 업적이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조 회장의 업적과 대한항공의 저력이 반기업 정서와 주주행동주의라는 미명 하에 가려져 매우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끌어넘치는 감정과 분노로 여론이 형성되고 사회·정치·경제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이 주로 타깃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여론을 등에 업고 금융의 영역이 경영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위험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데, 자꾸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 있다면 정당하게 지탄받고 처벌 받으면 되는데, 경영 위협이나 간섭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재계에서는 걱정이 큰 상황"이라며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혀야 하지만 최근같은 상황에서 그러기엔 매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한진그룹 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 재계가 이뤄낸 일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너무 가난해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팔던 나라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재계가 역동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재계에 대한 시선과 비판이 정당하게 흐르고 있는 지, 경제 발전을 위해 재계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아무 것도 없던 나라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 데는 재계가 열심히 뛰어줬기 때문인데, 우리는 그 점을 다 잊고 사는 것 같다"며 "조양호 회장의 떠나는 자리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한국 항공·물류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인 조 회장이 별세한 것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지난 45년간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반열에 올리고, 세계 무역 규모 6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 회장의 별세가 재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도 아쉬워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