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22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들이 방문을 하지 않아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미래도 밝다.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서서히 녹아들면서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의 미동도 감지되고 있다.지난해 면세업계 호황을 이끈 일등공신은 중국의 보따리 상인 '따이공'이다. 대륙의 커다란 기질을 타고 났기 때문인지 씀씀이가 남다르다. 이들이 한번 면세점을 휩쓸고 지나가면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수 억원의 물품을 구매한다. 면세업체들이 이들의 리스트를 특별관리하는 이유다.
따이공의 하루는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하루에 세 시간 잠을 자며 물품을 구입한다. 중국에서 팔릴만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식사도 김밥으로 대충 때운다. 강남에서 물건을 구매해 택시를 타고 강북에 있는 소공동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여행의 재미'는 사라졌다.
"요즘은 중국에서 한국 제품이 잘나가니 사긴 사는데 자꾸 면세업체에 속는 느낌도 듭니다. 우리를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요."
최근 알게 된 한 따이공이 국내 면세업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해야 특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일명 '끼워팔기'가 국내 면세업체에서 아직도 성행한다고 귀띔했다. 면세점에 웃으며 쇼핑하러 들어갔다가 미간을 찌푸리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행태에 지쳐 따이공들이 최근 눈길을 돌리는 곳은 일본이다. 한국과 물품에 커다란 차이가 없는 데다 '여행의 맛'을 더욱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따이공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따이공들의 마음이 변하고 있다. 한국 제품은 중국에서 인기일 정도로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따이공들을 '돈'으로만 보는 국내 면세업체의 영업전략에 서서히 '한국 사랑'에 대한 마음이 식어가고 있다.
국내 면세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다고 함박웃음만 짓고 있으면 안되는 이유다. 그간 면세업체들이 한류의 바람을 탄 '물건'을 팔아왔다면 이제는 사상 최대 실적에 맞는 품격 있는 '서비스'를 팔아야 할 때다. 따이공과 돌아올 유커들에게 무료한 일상이 아닌 '여행의 즐거움'을 어떻게 선물할 지 깊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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