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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넷, FI 대주주 체제…안정적인 자금조달 창구 [ICT 상장사 진단]②사모펀드가 2012년부터 경영권 확보…신성장동력 발굴 시너지

강철 기자공개 2019-04-25 08:17:36

[편집자주]

ICT는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이라 불린다. 부가가치의 근간인 융합과 연결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5G시대가 도래하면서 ICT 기술주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핵심 부품부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 또한 날로 확대되고 있다. 퀀텀점프 도약대에 오른 ICT 상장사들의 성장 스토리, 재무 이슈, 지배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넷의 출범은 벤처 열풍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광수 우리넷 대표, 장현국 우리넷 IoT그룹장 등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연구원들은 독자적인 경영 환경에서 광전송 장비를 개발해보기로 뜻을 모았다.

7~8명의 동료들은 십시일반 설립 자본금을 출자했다. 그렇게 모은 2억원으로 경기도 성남시 구미동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자본금은 인력 충원, 연구개발(R&D)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소진됐다. 아무리 벤처기업이라고 해도 사업 초기 여러 토대를 구축하는 데 있어 3억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넷은 부족한 운영자금을 충원하기 위해 외부 투자 유치를 단행했다. 2000년 6월 사업 파트너인 영우통신(YW)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17억원을 조달했다. 영우통신은 우리넷 지분 25%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에 올랐다.

영우통신은 우리넷을 통해 유선 통신장비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우리넷이 사업 초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영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당초 원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우리넷에서 매년 발생한 지분법 손실은 영우통신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2003년 3월 우리넷 지분 25%를 전량 매각했다. 지분은 설립 멤버 3인이 인수했다. 이를 통해 김광수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약 60%의 지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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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기준

◇ L&S벤처 2012년 경영권 확보…FI 대주주 체제 시작

설립 멤버들이 지분 60%를 나눠 갖는 구조는 이후 7년간 이어졌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007년 10월 아주IB투자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대상으로 2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긴 했으나 지분율이 소폭 희석됐을 뿐 주주 구성은 변하지 않았다.

공고했던 지분 구조는 2010년 크게 변했다. 우리넷은 2010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 기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96만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그 결과 주요 임원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50% 초반까지 하락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 대부분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힘든 시간을 감내한 임직원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는 기업공개(IPO)가 반드시 필요했고 이를 위해 2008년부터 관련 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이 50% 이상의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는 지배구조는 2012년 큰 변곡점을 맞았다. 김광수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은 2012년 3월 보유 지분 46.8%(288만4080주)를 'L&S ICT 밸류업1호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양도했다. L&S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이 펀드는 우리넷 경영권 지분 인수에 약 150억원을 투자했다.

L&S벤처캐피탈은 우리넷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우리넷은 당시 데이터를 일정한 패킷으로 묶어 전송하는 통신망인 PTN(Packet Transport Network) 장비 개발을 앞두고 있었다. 철도 통신망을 중심으로 영업의 영역도 넓어지는 중이었다.

최대주주에 오른 L&S벤처캐피탈은 영업, R&D, 재무 등 사업 전 영역에서 꾸준한 성장을 지원했다. 그 결과 우리넷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400억~500억원의 매출액과 5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하게 기록했다. 안정적인 실적은 주가에 반영됐다. 2012년 3월 3500원 수준이던 주가는 2018년 4월 1만원까지 상승했다.

김 대표는 "상장 후 외형을 확대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러 이해 관계가 겹치면서 원하는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파이를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광전송 장비에 능통한 재무적 투자자를 대주주로 맞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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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넷의 대표 POTN 제품인 OPN-3000

◇ 최대주주 세마트랜스, 신성장동력 'OLED' 적극 지원

L&S벤처캐피탈이 6년동안 보유한 경영권 지분은 지난해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갔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인 세티밸류홀딩스는 2018년 4월 우리넷 지분 45.3%(288만4080주)를 30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세티밸류홀딩스는 지분 인수와 별도로 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우리넷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그 결과 우리넷의 2018년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BW와 CB가 보통주로 전환될 시 세티밸류홀딩스의 우리넷 지분율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를 새 주인으로 맞은 우리넷은 지난 1년간 신규 사업 발굴에 집중했다. 신성장동력의 핵심은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디스플레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AMOLED 사업팀장 출신인 유의진 대표를 최고 경영자(CEO)로 영입했다.

OLED 디스플레이 사업의 초점은 후공정 모듈장비 제조와 유기물 소재 유통에 맞춘다. 모듈장비는 현재 레이저를 사용하는 커팅, 본딩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Flexible OLED 제조 공정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유기물 소재는 주요 공급자와 유통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OLED 패널 제조사와 유기적인 수급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짜는 중이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는 우리넷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100억원이던 BW와 CB의 발행 한도를 최근 500억원으로 증액한 것은 유동성 지원을 위한 내부 시스템 구축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임직원과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경영 인프라를 건실하게 유지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펀더멘탈이 건실하게 뒷받침된다면 OLED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통신장비 사업도 LTE-IoT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통신장비 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신규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공공기관과 같은 시장의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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