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우협 JKL, '퇴직연금發 자본수혈' 과제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신용·시장위험 70% 반영시 RBC 폭락…대규모 유증 절실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09 08:18:56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08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가 선정되면서 매각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아직 급한 불이 남아있다. 일단 두 달 안으로 2000억원 안팎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손보 자산의 47%를 차지하는 퇴직연금에 대한 자본규제가 내년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강화되는 탓이다.롯데그룹은 지난 3일 롯데손보 인수 우협대상자로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KL이 제시한 롯데손보 경영권 지분(58.5%)의 가격은 4270억원. 지분 100%로 환산하면 7300억원 정도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3000억원대(지분 100% 5000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그룹과 JKL파트너스는 오는 13일까지 계약과정을 완료한 이후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매각작업은 7월 쯤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롯데손보에는 그 전에 '자본확충'이란 우선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 산출시 퇴직연금 위험가중치를 한층 더 강화토록 했다. RBC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 대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계산되는데 요구자본 항목인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에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리스크를 새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다만 시장 충격을 감안해 작년 6월 말에 35%, 올 6월 말에 70%, 내년 6월 말에 100%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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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는 경쟁업체 대비 퇴직연금 비중이 유독 큰 회사로 유명하다. 지난해 말 롯데손보의 총자산(14조2850억원)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운용자산(6조7300억원)이 47%에 이른다. 타 손보사들의 경우 퇴직연금 자산이 총자산의 10% 정도 밖에 안 된다.
출혈경쟁 탓에 중소형 보험사들이 거의 철수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롯데손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계열사 물량 덕분이다. 현재도 퇴직연금 적립금의 37% 가량이 그룹사 물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손보는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수익을 창출해 왔다. 롯데손보 가격의 상당부분은 퇴직연금 가치라는 평가도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딱히 이익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외부유출 가능성이 낮은 그룹사 물량을 받을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롯데손보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을 장기자산으로 굴리면서 100bp가 넘는 마진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이자마진율은 120~150bp 수준이다.
롯데손보에게 퇴직연금은 비빌 언덕이자 자본부담을 가중시키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지난해 6월 퇴직연금 리스크가 35% 반영되자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약 20%포인트 떨어졌다. 오는 6월 리스크 반영비율 70%가 적용되면 RBC비율이 또 폭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작년 말 155.42%로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걸쳐있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후순위채권 600억원 발행을 통해 RBC비율 하락을 어느 정도 커버했지만 올해는 이 방법도 힘들게 됐다. 매각이슈로 그룹 후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신용도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0,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은 A-다. 여기서 그룹 지원가능성(1노치)이 빠지면 각각 A-, BBB+가 된다. 이럴 경우 기관수요 확보가 어려워진다.
결국 유상증자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우선 퇴직연금 리스크 70%가 반영되는 6월 말 전에 유증이 이뤄져야 한다. 금융권에선 신용·시장위험 증가분 완충과 RBC비율 심리적 안정선(200%)을 맞추려면 2000억원 안팎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6월 말 리스크 100% 반영을 감안할 경우 필요자본 규모는 총 3000억~4000억원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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