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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롯데지주, 오너 의장직 독점 어떻게 피했나정관 '대표이사 겸직' 규정…공동대표제 활용, 황각규 부회장에 일임

박상희 기자공개 2019-06-11 15:24:33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16: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는 정관상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 대표이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롯데지주와 같은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겸직 체제에서는 오너가 2개 직위를 독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 회장은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활용해 오너의 대표이사·의장직 독점을 피해갔다는 분석이다.

롯데지주 이사회는 3월 말 기준 3인의 사내이사, 4인의 사외이사 등 총 7인의이사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신동빈 회장(대표이사), 황각규 부회장(대표이사), 이봉철 사장(재무혁신실장) 등이다.

신동빈_황각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왼쪽부터)

롯데지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이사회 규정 제4조에서 규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선출 된 대표이사가 겸직한다. 이사회 규정 제4조 1항은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대표이사가 수인인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정한 대표이사)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 회장과 황 부회장 2명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 출범 당시부터 공동 대표체제였다. 롯데지주 정관에는 공동 대표이사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다. 정관 제35조는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 중에서 대표이사 약간명을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대표이사가 공동 체제일 경우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면서 "처음 의장을 선출할 당시 신 회장이 아니라 황 부회장을 의장으로 하는 안건이 올랐고, 그 안건이 의결됐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 회장과 황 부회장 등 2명이 공동으로 맡고 있기 때문에 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도 있었다. 신 회장이 의장 직을 고사하면서 황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황 부회장은 주주총회 의장도 맡고 있다. 정관 제23조는 주주총회 의장은 대표이사로 하되, 단 복수의 대표이사가 선임돼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 의장과 주주총회 의장을 모두 황 부회장이 맡게 된 것이다.

최근 재계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3월 SK㈜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정관 내용을 변경해 이사회가 이사 중 한 명을 의장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비슷한 시기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역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삼양홀딩스는 SK㈜와 달리 오너인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앞선 사례들과 달리 정관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명시한 롯데지주는 정관을 준수하면서도 공동대표 제도를 활용해 오너일가의 대표이사·의장 독점을 피해갔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지주 정관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수 있어 오너일가의 경영 권력 독점이 가능한 구조"라면서 "다만 현재는 공동 대표체제를 활용해 신동빈 회장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황각규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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