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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커머스 포털'로 플랫폼 경쟁력 강화 [이커머스 생존전략 점검]③실시간 쇼핑 검색어·가격 비교로 '쇼핑계 네이버' 목표

정미형 기자공개 2019-06-21 14:22:56

[편집자주]

이커머스업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와 수익 악화로 생존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이커머스업체들은 투자 확대와 수익 확보의 기로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기로에 놓인 이커머스업체의 청사진과 생존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수익 챙기기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11번가는 '커머스 포털'을 앞세웠다.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쇼핑 플랫폼으로 거듭나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11번가가 흑자전환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재무적 투자자(FI) 때문이다. 11번가는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해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를 받으면서 11번가는 FI와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맺었는데 이는 3~5년 안에 상장하지 못하면 대주주인 SK텔레콤 지분까지 동반 매도해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조항이다.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올해 흑자전환이 필수적이다. 현재 11번가에 대한 국민연금 등 FI 지분(나일홀딩스 유한회사)은 18.18%, SK텔레콤 지분은 80.26%다.

다행히 올해 1분기 11번가는 홀로서기 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11번가는 매출 1569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거뒀다. 연간으로 봐도 적자폭은 줄고 있다. 지난해 11번가는 6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손실폭은 전년 동기 1540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최근 몇 년간 11번가는 사업기반 확대에 중점을 두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며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11번가 실적
(출처: SK텔레콤, 한화투자증권)

◇쇼핑몰에서 플랫폼으로의 진화

11번가의 성장 전략은 커머스 포털이다. 신설법인 출범과 함께 11번가는 커머스 포털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새로운 포지션을 구축했다. 커머스 포털은 쇼핑 정보 취득부터 상품 검색, 결제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른바 쇼핑계의 네이버가 되겠다는 목표다.

지난 3월부터는 '실시간 쇼핑 검색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메인에 뜨는 실시간 검색어처럼 고객들이 많이 찾는 실시간 검색어를 한눈에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총 10개의 리스트로 소개되며 10분마다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11번가는 향후 적용 범위를 넓혀 성별·연령별 이슈 검색어, 일간 이슈 검색어 등 다양한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포털'이란 이름에 걸맞게 쇼핑 콘텐츠 강화에도 나섰다. 소비자 관점에서 단순 제품 구매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폭넓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탭에 들어가면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같은 관련 상품 정보부터 공기 청정 방식이나 KF 지수 등 생활 정보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11번가는 네이버 쇼핑이 제공하는 가격 비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는 사이트 내 가격 비교를 통해 판매 가격을 낮은 순으로 보여준다. 해당 제품의 리뷰도 더불어 제공하며 정보 획득과 구매를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이 또한 네이버와 유사하다.

11번가 관계자는 "미국에선 상품 검색은 아마존에서 하는 것처럼 국내에선 11번가에서 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각종 서비스를 계속해서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 커머스포털
△11번가 내 콘텐츠 검색(좌)과 가격 비교(우) 서비스

◇'선택과 집중'으로 비용 효율화

11번가는 매달 11일 진행하는 특가 행사인 '십일절'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나 각종 데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대신 11번가는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십일절이다. 십일절은 매년 11월 진행하던 대규모 행사였는데 지난해 하루 거래액만 1020억원을 넘어서는 소위 '대박'을 친 이후로 월별 행사로 전환됐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600억원, 65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마케팅 효율화와 맞닿아있다. 기존의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쿠폰을 발행하던 데서 개편된 것이다. 현재 11번가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반영해 소비자 개인별로 관심 있어 하는 상품과 카테고리의 혜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제조사와의 협업 강화를 통한 마케팅 효율화도 모색하고 있다. 타사에 없는 상품 제공이라는 차별화를 통해 손쉽게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11번가는 '신라면 건면' 온라인 단독 출시로 일주일 만에 8만개 이상 판매, 팔도의 '괄도 네넴띤' 단독 판매로 16만4000개 이상 판매 등으로 재미를 본 상태다.

11번가는 올해 커머스 포털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관련 IT개발자만 연내 100명 채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11번가는 커머스포털 전략 강화를 통해 고객들이 믿고 찾는 온라인 쇼핑몰로 진화할 것"이라며 "마케팅의 선택과 집중으로 연간단위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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