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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덫 걸린 면세점 생존전략]현장인도 제한 검토…세계 1위 '아성' 흔들리나①중국 보따리상 '편리성' 경쟁력 상실…11조 큰손 발길 돌릴까 전전긍긍

김선호 기자공개 2019-07-01 11:49:59

[편집자주]

관세청이 면세품 국내 불법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 인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 중국인 매출 14조원 중 80% 이상이 보따리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면세사업자의 위기 정도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8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세청이 면세점 현장 인도를 제한하겠다고 나서자 면세점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의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국내 면세산업이 힘겹게 지켜온 세계 점유율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일 관세청 수출입물류과는 국산 면세품의 국내 불법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면세점용 물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제'와 함께 '현장인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불법 유통이 지속되면 현장인도를 전면적으로 취소하는 안도 검토한다"며 강한 입장을 표했다. 업계에선 현장인도 제한이 매출을 매년 상승시켜 온 중국 보따리상의 면세품 대량구매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면세산업 규모 세계 최고, 사상누각되나

국내 면세점 매출 현황
자료: 관세청

국내 면세점 매출(거래액 기준) 규모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 매년 상승해왔다. 2015년 9조1984억원이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8조9602억원까지 치솟았다. 전년동기(14조4684억원)대비 31% 상승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27% 상승한 5조6189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면세점 사업자는 송객수수료로 인한 출혈에도 불구 매출 보존을 위해 중국 보따리상 유치에 온 힘을 기울였다. 면세점의 구매자 중 중국인이 26.9%(1293만3000명)를 차지하나 매출에선 73.4%(13조9201억원) 비중을 보이는 이유다. 내국인의 경우 면세점 총 구매객 중 62.2%(2993만8000명)를 차지하나 매출 비중은 20.9%(3조9598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보따리상 매출로 인해 세계 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 2017년 기준 세계 면세시장에서 국내 시장은 약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위를 차지한 중국(8.4%)과도 큰 격차를 보이는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현장인도' 제한 등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서자 1위의 아성도 흔들릴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중국 보따리상, 국내 선호도 하락 위기

중국 보따리상의 면세점 매출이 큰 이유는 면세품 현장인도의 편리성 덕분으로 분석된다. 방한 외국인의 경우 시내면세점에서 국산품을 구매할 시 바로 현장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보따리상은 현장에서 면세품을 대량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외의 경우 모두 공항에 마련된 인도장에서 상품을 받아야 한다.

보따리상은 면세점 현장에서 인도받은 대량의 국산 면세품을 재포장해 해외로 자신이 직접 이송하거나 위탁 수하물로 처리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일부 면세품이 국내로 유입돼 시장 교란을 일으키는 점이 관세청이 지적하고 있는 문제다. 만약 현장인도가 불가능해지면 모든 면세품을 혼잡한 출국장 인도장에서 받아 상품을 재포장해야 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이로 인해 국내 면세점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매출을 견인해온 보따리상이 국내를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소비를 유턴시키기 위한 면세점 지원책에 힘을 싣고 있다. 동남아와 일본에서도 면세산업을 키우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 상품의 경우 국내 면세점이 해외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 보따리상이 몰리고 있는 형국이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인도라는 면세쇼핑 편리성까지 잃을 경우 중국 보따리상의 국내 면세점 선호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봤을 때 관세청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면세점 국산품 매출이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사드 보복 속에서 어렵게 쌓아올린 매출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15년부터 면세점 브랜드 매출순위에서 설화수, 후가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K-뷰티 인기와 현장인도 편리성 때문이었으나 이마저도 매출 하락 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때문에 면세점은 관세청의 규제책을 예의주의하며 향후를 대비하고 있는 중이다. 한·중 관계의 '해빙'을 기다리면서 중국 보따리상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면세점 주요 사업자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편 면세품 구매자의 국적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국내 면세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긴 힘들겠지만 보따리상 매출 급락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방안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구매자의 국적다변화를 중점으로 공항 면세점 진출과 확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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