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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 리포트]동원산업 '외형성장의 그늘'…재무·항만 리스크동부인천항만, MRG 의존도 '숙제'…차입금 부담 지속

이광호 기자공개 2019-07-02 14:57:23

[편집자주]

물류시장이 커지면서 물류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물류시장의 주 키워드인 '대형화·전문화·융합화'를 이뤄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더벨이 물류기업들의 주요 현황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준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8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산업은 물류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를 품으면서 항만하역과 수출입 물류를 동시에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이후 테크팩솔루션 지분을 추가 취득했고 지난해 말엔 부산신항 최대 물류기업 BIDC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동원냉장을 흡수합병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동원산업 매출 추이를 보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연결 기준 2016년 1조5764억원이던 매출은 2017년 2조3811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 2조4446억원으로 계속 오름세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2조4446억원 중 9926억원이 물류사업에서 발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까지만 해도 10%대에 불과했지만 어느덧 40%대로 존재감이 커졌다.

물류 성장의 핵심 축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인천항만 등 9개 계열사다. 특히 동부인천항만이 알짜 회사로 꼽힌다. 연 매출 규모는 5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지만, 최근 5년 간 평균 영업이익률 61.2%를 기록했다. 그룹 내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동부인천항만은 매출 절반 이상을 최소운영수익보장(MRG)에 기대고 있다.

동부인천항만은 '인천북항 다목적부두(2-1단계) 민간제안사업실시협약'에 따라 준공된 부두시설을 주무관청에 기부채납하고, 운영이 시작된 2008년부터 50년간 무상으로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관리운영권을 취득했다. 더불어 실시협약에 따르면 동부인천항만은 연간 발생하는 사용료수익(매출액)이 추정사용료수익의 80%에 미달하면 정부로부터 MRG 형태로 지원을 받는다. 추정사용료수익은 물가상승률과 연동된다.

매출, MRG 추이

이 같은 조건 아래 동부인천항만은 2023년 5월까지 MRG를 보장받게 된다. MRG는 재무제표 상 '관리운영매출'로 계상된다. 운영 첫해인 2008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꾸준히 MRG를 지급받고 있다. 본업인 항만하역을 통해 추정사용료수익을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MRG는 2008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32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MRG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국인 해양수산부는 MRG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예상보다 MRG가 많이 발생해 협약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해수부는 동원그룹과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총 16차례 만나 재협상을 시도해왔다. 사업재구조화 등 자구 노력을 통해 MRG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MRG의 경우 계약사항이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로 조정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차입금 추이

이에 동원그룹 관계자는 "해수부와의 협상에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동시에 사업경쟁력 강화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사태라고 입을 모은다. 동원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당시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도 동부인천항만의 불확실성에 있었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태다. 여기에 차입금도 문제로 지적된다. 동원산업의 총차입금은 2015년 6913억원에서 올해 들어 1조4005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차입금 비율도 2016년 55.7%에서 최근 100%대로 늘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등 몸집 불리기에 5000억원대의 자금을 쓴 영향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원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775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00억원(14.78%)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 상환 잔액은 없지만 회사채가 올해 2100억원을 포함해 2021년까지 총 4000억원이 남아있다.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악화되고 있다. 최근 5년 간 부채비율을 보면 2013년 102.3%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7년 183.3%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166.2%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동원산업 재무지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의 경우 2016년까지만 해도 281.6%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2017년 118.4%, 2018년 117.9%를 기록했다. 올 1분기는 88.8%로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재무유동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자회사 동원로엑스의 물류센터 신설, 스타키스트의 민·형사 소송에 따른 벌금 및 합의금 지불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부터 변경된 리스회계정책으로 인해 리스부채 216억원이 반영돼 부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 역시 차입금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차입금이 늘어난 탓에 올해 처음으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기업집단 30곳'에 신규로 편입됐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차입금 규모가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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