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SCM 점검]한화케미칼 원료 부문 공급망 현황은대림산업과 50대50 합작사 '여천NCC', 안정적 에틸렌 수급
박기수 기자공개 2019-07-19 07:37:24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에 지주사격 사업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있다면, 한화그룹에는 한화케미칼이 있다. 한화케미칼은 본사에서 원료 부문을 담당하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한화갤러리아 등 여러 자회사를 통해 가공·유통·태양광·기타 부문의 사업을 영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출 규모가 큰 곳은 바로 본사와 중국 닝보 법인, 사우디 합작사가 영위하는 '원료(기초소재) 부문'이다. 지난해 매출로 4조원 이상을 뽑아냈다.한화케미칼의 원료 부문은 폴리올레판(PO)계열 물질과,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등을 생산한다. 주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재료는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이다. 동종업계 롯데케미칼은 원유를 들여와 에틸렌을 생산하는 업체라면, 한화케미칼은 에틸렌을 들여와 다양한 화학 제품을 만드는 업체다. 한화케미칼은 이 에틸렌을 그룹 내 여천NCC(YNCC)에서 주로 수급한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와 대림이 각 사의 나프타 분해 시설(NCC)을 50:50 지분으로 통합해 설립한 합작사다. 연간 에틸렌 191만 톤, 프로필렌 97만 톤과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 석유화학 공급 원료 232만 톤을 생산한다. 지난해 약 5조8000억원의 매출 중 3조6000억원이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으로부터 발생했다. 다시 말해 한화케미칼에 여천NCC는 조원 대가 넘는 규모의 원재료를 들여오는 '주요 수급처'인 셈이다.
여타 국내 석유화학사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일본발 수출규제에 한화케미칼이 받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에틸렌이라는 물질이 일본에서만 나오는 물질이 아닐 뿐만 아니라 여천NCC 라는 든든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고 모든 에틸렌 수급을 여천NCC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한화케미칼은 수급 상황에 따라 스팟(단기)성 계약으로 국내·외 주요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여천NCC를 포함한 한화케미칼 원료 부문의 주요 공급망 현황은 사업보고서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원료 부문의 주요 원재료를 '에틸렌'과 '프로필렌'으로 명시했다. 한화케미칼은 장기 계약으로 여천NCC에서 에틸렌을 들여오고, 단기성 계약을 맺어 SK에너지와 일본 스미토모사를 비롯한 해외 4~5개사를 공급처로 삼는다. 프로필렌의 경우 공급업체로 두 곳을 명시했다. 여천NCC와 대한유화다. 기타 대기업 화학사들이 원재료 매입처를 뭉뚱그려 명시해놓은 것과 달리 한화케미칼은 비교적 명확하게 공시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틸렌의 경우 대부분 여천NCC에서 들어온다"면서 "여천NCC와 장기 계약을 맺어 에틸렌을 수급하고, 때에 따라 스팟성으로 여러 매입처와 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이어 "PVC의 경우 일부 첨가제 등을 일본에서 들여오긴 하지만, 해당 첨가제는 일본 업체 말고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이번 일본발 규제로 한화케미칼이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동화일렉의 보물 '중국', 유럽·미국 확장 기반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엔켐, 운전자본 '다이어트'…투자 재원 마련 묘수
- 'IFRS'라는 시스템
-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 'K-GAAP과 IFRS 사이' 스마일게이트의 CB 스토리
- 스마일게이트, CB 전환권 만료 덕 순이익 '8512억'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SK·솔루스' 재무 한눈에 보니…CAPA가 실적 갈라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후발 주자 케이잼의 든든한 버팀목 '고려아연'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 전지박 큰그림 속 조용히 힘 키우는 '롯데정밀화학'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체력 우수' 롯데EM, 배터리 캐즘 극복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