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SCM 점검]LG화학, 양극재 자가 수급 앞서나간다5000억 들여 공장 짓는 LG, 외부 수급 의존도 높은 SK-삼성
박기수 기자공개 2019-07-31 08:28:59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9일 1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LG화학이 원재료가 되는 '양극재' 내재화율을 높인다. 최근 불거진 일본발 수출 규제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외부 환경 변화에도 더욱 차질 없는 원재료 수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배터리 4대 요소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과 분리막으로 꼽힌다. LG화학은 2016년 10월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자가 수급을 시작했다. 국내 청주 공장에도 약 800억원을 들여 증설을 끝냈고, 올해 초부터 총 3240억원을 들여 중국 양극재 설비를 신설 중이다.
지난 25일 LG화학은 구미컨벤션센터에서 경상북도, 구미시와 함께 양극재 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LG화학은 2024년까지 구미시 국가산업 내 부지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약 6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신설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대외적으로도 양극재 내재화율을 높여갈 것이라는 점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얼마 전 열린 LG화학의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도 정호영 LG화학 COO(사장)는 "현재 양극재의 내재화율은 20% 수준"이라며"3~4년 이내에 내재화율을 포함해 국내에서 들여오는 양극재 물량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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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결정은 최근 현실화한 일본발 수출 규제의 파장과 관련이 있다. 일본이 지정한 수출 규제 3대 품목과 전기차 배터리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행여나 규제 품목이 확장될 경우 LG화학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양극재 생산에서 글로벌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일본의 니치아(NICHIA) 사다.
물론 벨기에 업체이자 글로벌 1위의 '유미코아'의 존재를 비롯해 기타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설령 양극재가 규제 품목에 포함된다고 해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단 일본 규제 뿐만 아니라 경영 환경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원재료 수급처를 다변화해야 차질 없는 수급이 가능하다"면서 "LG화학의 이번 결정도 그런 측면에서 내려진 결정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LG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빅2' 배터리 업체들의 양극재 수급 현황도 일본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 자체적으로 양극재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전량 외부 수급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양극재의 경우 대부분 국내 업체들에서 들여오고, 일부 중국 업체들로부터도 수급한다"면서 "한 업체로부터 전량 도입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SK이노베이션은 4대 재료 중 '분리막'을 100% 내재화하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면서 리튬이온만 통과 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를 내재화한 LG화학은 분리막만큼은 외부에서 100% 수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LG화학과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SDI는 올해 초 자사 보유 양극재 생산 시설 일부를 자회사인 STM에 양도하면서 양극재 생산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켰던 바 있다. 업계에서 알려진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내재화율은 약 20~30% 수준이다. 나머지 분은 기타 배터리 업체와 마찬가지로 외부 업체에서 수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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