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금 넘치는 카카오뱅크…'유가증권' 투자 확대 [은행경영분석] 상여금 등 자금쏠림, 대출확대 어려워…우량채권에 눈길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19 09:45: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6일 10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에 예수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는 반면 대출로 굴릴 데가 없어 예대율(대출금/예수금)이 60%대로 떨어졌다. 자금운용 부담이 커진 셈인데 고육지책으로 여윳돈을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 대출, 우량채 등으로 자금운용 수단이 한정된 탓이다.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기말잔액(말잔) 기준 예대율은 64.5%로 전분기(64.9%)보다 더 하락했다. 작년만 해도 예대율이 80%를 웃돌았지만 올 들어 60%대로 급락,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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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규정상 예대율은 100% 미만으로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대다수 은행들은 자금운용 효율화 차원에서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략 98~99%, 지방은행도 낮아봤자 93~94%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는 예대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통상 예대율이 낮다는 것은 이자를 주면서 노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예수금이 몰린데 비해 대출금이 그만큼 늘지 못했다. 2분기 말 카카오뱅크의 원화예수금 규모는 17조5735억원으로 전년 말(10조8116억원) 대비 62.5% 늘었다. 그러나 원화대출금은 9조826억원에서 11조3276억원으로 24.7% 증가에 그쳤다.
자금은 넘치는데 대출을 늘리지 못하니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게 유가증권 확대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유가증권 평균잔액(평잔)은 4조9215억원, 은행계정 내 비중은 30.68%에 달한다. 작년 말(1조6412억원, 17.62%)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은행계정 내 유가증권 비중이 16.22%, 국민은행이 13.96%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유가증권 보유규모는 유독 크다. 여윳돈 대부분이 유가증권 투자로 운용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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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여금 등이 몰리면서 상반기 예수금이 대폭 증가한데 반해 대출은 그만큼 늘리기 어렵다보니 여유자금을 국공채, 금융채, 통화안정증권 등 우량하고 안정성 높은 채권으로 굴리고 있다"며 "대출, 우량채 외에는 운용수단이 한정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심상찮게 치솟았다.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LCR은 612.07%로 지난해 말(307.77%) 대비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고유동성자산이 1조6558억원에서 4조1652억원으로 급증한 탓이다.
LCR은 뱅크런 같은 급격한 예금유출이나 금융위기로 인한 유동성 악화에 대비, 은행이 최소 30일은 버틸 수 있게 현금화가 쉽고 처분제한이 없는 고유동성자산을 적정수준 갖도록 한 제도다. 감독기준은 100% 이상이지만 카카오뱅크의 LCR은 규정치 대비 6배나 높다.
고유동성자산은 국고채 및 공사채, 금융채, 통안채 등 우량하고 환금성이 좋은 채권들을 뜻한다. 카카오뱅크의 고유동성자산 규모가 유가증권 평잔과 얼추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LCR 급등은 유가증권 확대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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