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09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이 중단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신라젠 주가는 10만원대에서 1만원선까지 추락했다. 신라젠이 신장암과 대장암 등을 대상으로 병용임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신라젠의 기업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키움증권은 올해 3월 1100억원 규모 신라젠 30회차 CB 발행 주관를 맡아 거의 대부분인 1000억원을 인수했다. 무용성 평가 결과가 도출되기 5개월 전의 일이다. 당시 키움증권이 신라젠 CB 발행에 애를 먹었다는 건 대부분이 아는 이야기다. 당초 2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발행이 논의됐지만 최종 발행 규모는 1100억원으로 줄었고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갔다.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주선한 1000억원의 CB는 어디로 흘러갔을까. 키움증권은 1000억원중 900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셀다운했다. 1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CB는 여전히 떠안고 있다는 뜻이다.
셀다운 물량의 행방을 수소문해 보면 키움증권의 고단한 과정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셀다운 진행 초기 키움증권이 웬만한 메자닌 투자 운용사들에 셀다운 물량을 받아갈 것을 수 차례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극히 일부의 운용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답변은 '노(No)'였다. 운용사들은 해당 CB 시점에 신라젠 기업가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우려되는 건 셀다운 물량 중 일부가 PB센터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뿌려졌다는 점이다. 한 개인투자자가 강남권 PB센터를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라젠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100억원이 넘는 CB 물량으로 갈아탔다는 소문도 있다.
신라젠 CB는 비상장기업일 당시 수차례 발행돼 개인투자자들에게 상장 이후 투자원금의 10배에 이르는 대박을 안겨줬다. PB센터에서 랩 형태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열어줬다.
하지만 상장이후 기관들을 중심으로 신라젠에 대한 부정적인 기업가치가 공론화하고 있었다면 리스크 관리도 달랐어야 했다. 기관투자자들이 기업가치에 의문을 표시한 물건을 무리하게 발행하고 이를 개인투자자들에게까지 뿌리기도 한 건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셀다운으로 키움증권은 위험을 대부분 털었지만 시장에 뿌려진 위험은 만만치 않게 됐다. 자기자본 투입을 통해 메자닌 발행 주관에 적극 나서고 있는 키움증권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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