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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장 빅뱅]'겨울연가' 팬엔터테인먼트, OTT 시대에도 통할까①드라마 제작 늘며 실적 기대감…'흑자전환' 가시화로 한류 원조 명성 잇나

정미형 기자공개 2019-09-19 07:50:00

[편집자주]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들의 등장이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을 호황기로 이끌고 있다. 대형 드라마 제작사들의 최근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5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드라마 산업의 급격한 팽창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의 시각으로 관련 산업 성장성을 분석하고 각 사별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 말 가수 조PD와 이정현의 음반을 제작하던 업체는 드라마 OST를 만들며 드라마와 연을 맺기 시작한다. 1998년 미니시리즈 '순수' OST를 시작으로 미니시리즈 '학교', '가을동화' OST 등 굵직한 드라마 OST를 만들어내던 이 업체는 2002년 1월 첫 드라마인 '겨울연가'로 빅히트를 친다. 음반제작사로 시작해 드라마 '한류' 열풍의 시초로 거듭난 팬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다.

팬엔터테인먼트는 1998년에 설립된 회사로 업계에서도 긴 업력을 자랑한다. '겨울연가' 이후로 대표적인 외주제작사로 자리 잡으며 드라마를 비롯해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드라마가 78%, 임대사업 10%, OST 3%, 기타 9%로 드라마 사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작으로는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각시탈', '쌈 마이웨이' 등이 있다.

겨울연가
팬엔터테인먼트가 2002년 처음 제작한 드라마인 '겨울연가'.

◇제작 본업 회복세…2년 적자 탈출 눈앞

1990년대~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드라마 시장은 지상파 방송사가 외주제작사에 하청을 통해 드라마를 만드는 게 주였다. 지상파 3사가 드라마 시장을 주도하던 때였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와 함께 손을 잡고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중 대표적인 곳이 팬엔터테인먼트였다.

현재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을 통한 드라마 편성이 확대되는 시대를 통과해 OTT(Over The Top) 플랫폼이 드라마 시장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을 주로 맡았던 팬엔터테인먼트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팬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제작한 드라마는 단 한 편뿐이었다.

연평균 4~5편의 드라마를 공급해오던 팬엔터테인먼트는 제작 편수가 대폭 축소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80%가 드라마 사업에서 나올 정도로 비중이 높다. 지난해 팬엔터테인먼트 매출액은 130억원 2017년 421억원보다 크게 줄었고, 영업손실도 4억원을 기록하며 2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팬엔터테인먼트 실적

그러나 올해는 팬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 본업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증가하며 올해는 총 5편의 드라마 편성이 확정돼 있다. 상반기 '왼손잡이 아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왜그래 풍상씨' 등 3편의 드라마 공급을 완료했고, 하반기 '동백꽃 필 무렵', '두 번은 없다' 제작에 돌입한다.

이에 팬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흑자전환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 안정성이 높은 드라마를 통해 일정 수익을 달성한 상태다.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하반기 넷플릭스에 공급하는 KBS '동백꽃 필 무렵'과 MBC '두 번은 없다'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효율성을 높이는 제작 노하우를 통해 원가 절감과 수익성 확보라는 전략으로 내년 좋은 실적을 발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 작가진 확보…드라마 명가 자존심 회복?

팬엔터테인먼트가 앞으로 드라마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비지상파와 OTT 플랫폼으로 드라마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서 팬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제작에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큰 강점은 든든한 작가진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하명희, 진수완, 박경수 등 유명작가를 비롯해 20여명의 작가진을 확보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인기 작가를 꾸리는 데 주력해 왔다. 드라마 콘텐츠의 질이 OTT시장에서 소위 말해 '팔리는' 작품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각본인 만큼 유명 작가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팬엔터 주요 드라마 및 작가

팬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이들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내년에는 '사랑의 온도'를 집필한 하명희 작가의 '청춘기록'이라는 작품으로 자체 제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킬미힐미'를 쓴 진수완 작가나 '펀치'를 쓴 박경수 작가 등도 내년 드라마 편성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약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겨울연가'를 만들어낸 한류열풍 원조다. '겨울연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현재 '겨울연가2' 제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한중관계 개선 시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앞선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는 한한령에 따른 해외 수출 시장의 위축과 작가와의 조율 등 복합적인 변수들로 인해 예상 라인업에 변동이 있었다"며 "내년에는 다양한 공급처에 3편의 드라마 편성을 논의하고 있고, 2편은 지상파 공급을 위해 꾸준히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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