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커지는 시멘트업]한숨 돌린 아세아, 차입 감축 여전한 '숙제'한라시멘트 인수 여파…이자비용 올해 상반기 '176억'
박기수 기자공개 2019-10-01 14:28:02
[편집자주]
최근 시멘트 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내우외환'이다. 각 업체가 가지고 있는 내부 고민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도 점점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닥친 위기는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와 지역자원시설세의 도입이다. 시멘트 업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 경기도 좋지 않다. 위기관리가 요구되는 시멘트 업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 단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뤄낸 시멘트 업체가 있다.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자회사 한라시멘트다. 한라시멘트는 흑자 전환을 이뤄냈고, 아세아시멘트는 제지업에 의존하던 그룹 수익성을 일부 분담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다만 여전히 과중한 차입금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와 건설 경기 하락으로 원재료 값 부담이 높아지고 수익성은 줄어드는 상황을 아세아시멘트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라시멘트 인수 여파로 차입 부담이 높아진 아세아시멘트는 실적이 꺾일 경우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 될 수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재무 상황이 악화한 것은 자회사로 편입된 한라시멘트의 재무 상태 때문이다. 한라시멘트는 이전 소유주였던 사모펀드 베어링PEA는 투자금을 선제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한 후 이 자금을 배당하는 기법)을 단행했고, 직후 바로 한라시멘트를 매물로 내놨다. 무차입 수준이던 한라시멘트의 총차입금은 피인수 당시 5000억원 규모에 육박했고, 인수전에서 연달아 패배하며 위기감에 사로잡혀있던 아세아시멘트는 큰 결단 끝에 한라시멘트를 품었다.
2017년 한라시멘트는 높아진 차입 부담을 그대로 실감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한라시멘트는 영업이익으로 214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243억원이었다.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차입금 이자를 더 많이 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경우를 차입 상환 압박의 트리거(trigger)로 삼기도 한다. 다행히 지난해 영업이익 426억원을 거뒀지만 막대한 규모의 이자비용이 유지되며 순이익은 113억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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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시멘트를 포함한 아세아시멘트의 연결 재무 상황은 어떨까. 올해 상반기 말 아세아시멘트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48.7%이다. 총차입금은 7267억원까지 쌓여있다. 차입금의존도는 36.8%로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다행인 점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멘트 단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면서 아세아시멘트와 한라시멘트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아세아시멘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이자비용(176억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시멘트 생산의 주원료로 쓰였던 일본산 석탄재에 대해 수입 제한 조치가 현실화하면서 원재료 조달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법 가능성이 높은 지역자원시설세도 부담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2016년 9월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동해삼척)이 대표 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제품 1t을 생산할 때마다 공장이 있는 지역에 세금 1000원을 내야 한다. 한라시멘트 인수로 생산 능력을 늘린 아세아시멘트가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라시멘트는 연 760만 톤의 포틀랜드 시멘트와 480만 톤의 슬래그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그룹 재무 상황이 워낙 우량해 재무 리스크는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이 아세아시멘트였다"라면서 "한라시멘트 인수 이후에도 현금창출력으로 충분히 차입금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최근 닥쳐오는 악재들로 수익이 꺾일 경우 예기치 못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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