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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인수 노림수는 지배구조 개편시 우호세력 염두…실현 가능성에는 의문

최익환 기자공개 2019-09-30 08:38:06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3: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보유해온 대림코퍼레이션 소수지분을 인수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거래에 참여한 다수의 관계자들은 KCGI가 펼쳐온 한진칼 캠페인과는 다르게, 대림코퍼레이션에 우호적인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제기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는 이날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에 1200억원의 주식매매대금을 치르고,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6%를 취득할 예정이다. 매도자 통일과나눔 측과 인수자 KCGI는 9월 셋째주에 이미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별도의 인수금융은 사용하지 않았다.

KCGI가 통일과나눔으로부터 인수하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은 32.66%로, 상법상 특별결의 거부권을 가질 수 있는 33.3%에 육박한다. 또한 매도자 통일과나눔이 증여세 납부기한이 다가오자 급히 매각을 결정한 만큼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시장가치보다 낮게 매입할 수 있었다는 점이 KCGI에겐 투자 메리트였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물론 한진칼에 대한 행동주의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소수 지분의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특히 KCGI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쪽을 중심으로는 가능성이 낮아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대신 대림코퍼레이션으로 투자행보를 이어가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거래를 지켜본 IB업계 관계자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한진칼 캠페인에 비해 지분율이 상당한데다 최대주주 이해욱 회장의 우호세력인 통일과나눔 측의 지분을 매입한 만큼 우호적 관계 형성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거래에 참여한 KCGI 관계자들도 우호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의 가능성을 언급해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 측은 대림코퍼레이션이 한진칼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며 "지분율도 높은데다 우호지분을 인수하는 만큼 최대주주와의 갈등보다는 합의를 조금 더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대림코퍼레이션은 이해욱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합하면 62.3%에 달해 KCGI가 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게다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특별결의를 위해 시장에서 나머지 지분을 사모으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KCGI 역시 우호적 전략을 펼칠 것임을 시사하고 나서며, 27일 중으로 대림그룹 측에 대화를 위한 공개 제안을 할 예정이다.

KCGI 관계자는 "대림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플랜을 내부적으로 수립해놓은 상태"라며 "KCGI가 보유하게 될 지분율도 높은 수준인데다 최대주주의 지위에도 변함이 없을 전망이어서 우호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총수일가→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계열사' 순의 지배구조가 형성되어있다. 이해욱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대림산업의 높아지는 외국인 지분율 등을 고려해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의 합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만일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는 대림그룹이 KCGI를 파트너로 활용할 경우엔, 그동안 KCGI가 펼쳐온 행동주의 캠페인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는 대림코퍼레이션의 일감몰아주기와 대림산업에 쏠려있는 계열사 지분구조 등을 개편하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대림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할 때 KCGI가 돕는 모양새가 나온다면 우호적 환경에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림그룹과 총수일가가 KCGI의 경영 참여를 긍정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만만찮다. 이미 한진그룹과의 소송전 등으로 대기업들이 KCGI에 대해 가지는 인식이 부정적인데다, 그동안 대림그룹이 PEF를 파트너로 영입해 경영활동에 나선 적이 없다는 게 이유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KCGI가 국내 대기업들에게 공격성을 드러낸 상황에서 대림그룹 역시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방어적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우호세력으로서의 KCGI가 실현되려면 대림그룹과 총수일가를 설득하는 방법밖에는 없어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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