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08일 16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재보험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된 만큼 해외 시장에만 의존해 왔던 그동안 행보에서 탈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재보험업계 1위 사업자로 재무건전성이 탄탄한데다 실적 변동성이 적다는 점 등이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

◇첫 시장성 조달 추진, 금융비용 절감 기대

코리안리재보험이 2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1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일은 21일이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신종자본증권에는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된다. 발행일로부터 10년 뒤 가산금리가 붙는 스텝업 조항도 달려 있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2014년 10월 21일 발행한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는 데 쓴다.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관련 조건을 만족시킨 덕분에 기존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것"이라며 "5년 뒤에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리재보험이 국내에서 시장성 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금리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5년물 국고채 금리는 7일 기준 1.2%대를 기록했다. 2014년 발행 당시 2.6%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아졌다.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3%대에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신종자본증권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에 앞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대상으로 본평정을 받아 신용등급 'AA0/안정적'을 확보했다. 보험금지급능력은 'AAA0/안정적'을 받았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선순위채권이나 후순위채권보다 파산시 변제순위에서 상대적 열위성이 있기에 기업신용등급이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보다 두 노치 낮아졌다.

코리안리재보험이 우량 신용도를 확보한 핵심 요인은 시장지위다. 국내 유일한 전업 재보험회사로서 시장지위 1위에 올라 있다. 수재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국내 손해보험 재보험시장에서 약 60%, 생명보험 재보험시장에서 약 50%에 이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안리재보험이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적합한 재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형 글로벌 재보험사와 경쟁심화에도 확고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사업 실적변동성에도 펀더멘탈 견고

코리안리재보험은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정체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수재보험 확대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부문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일정 수준의 실적 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안리재보험은 해외 수재보험사업을 자연재해, 기술사고 관련 재물보험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연재해와 기술사고가 다수 발생하면서 발생손해액도 늘었다. 코리안리재보험의 해외 경과손해율은 과거 60%대였지만 지난해 76.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해외사업이 안정될 때까지 버틸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익성은 물론 자산건전성도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리안리재보험의 운용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내채권 30%, 해외채권 17%, 대출채권 및 대체투자 25% 등으로 구성됐다.

신용등급이 있는 운용자산은 대부분 채권으로 신용등급 AA-급 이상이 91% 이상이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대출채권 비중을 2017년 이후 확대하고 있지만 모두 정상여신으로 분류되는 데다 대부분 부동산 담보대출로 이뤄져 부실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리안리재보험이 지속적으로 보험영업이익을 시현하면서 자본력이 우수하며 외부조달 비중이 낮아 자본의 질적구성도 양호하다"며 "재보험업계의 높은 진입장벽과 탄탄한 시장지위를 고려하면 금융시스템 내 중요도가 매우 높아 코리안리재보험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