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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투심 성향, 자발적 '기술성평가' 사례 견인 [Market Watch]성장성 특례, 일반 상장 기업까지 의뢰…IPO 흥행 필요조건 간주

전경진 기자공개 2019-11-15 08:53: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기술성 평가를 의뢰해 등급을 평정받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부 기술성 평가는 기술 특례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들에게만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올해 성장성 특례 상장 기업들은 물론 일반 상장 트랙을 밟고 있는 기업까지 등급 평정을 의뢰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장래 성장성을 인정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별로 영위하는 사업이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필수적인 사전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평' 의뢰, 일반 상장 기업까지 합류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ED(발광 다이오드)칩 개발·제조 기업 서울바이오시스는 최근 IPO를 앞두고 외부평가기관인 이크레더블에 기술성 평가를 의뢰해 AA등급을 평정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로 일컬어지는 마이크로 LED 제조 기술을 공인 받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서울바이오시스의 기술성 평가 의뢰를 두고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성 평가는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하려는 기업들게만 의무 사항인 탓이다. 앞서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 1일 한국거래소에 기술 특례 상장이 아닌 일반 상장 방식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술성 특례 상장 사례는 지난해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사실상 포문을 연 모양새다. 지난해 '성장성 특례' 상장을 추진하면서 의무사항도 아닌 기술성 평가를 의뢰해 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이후 셀리버리는 국내 1호 성장성 특례 성공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셀리버리가 기술성 평가를 '전략'적으로 받은 덕분에 거래소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셀리버리를 벤치마킹해 올리패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신테카바이오 등이 잇따라 기술성 평가를 자발적으로 받고 성장성 특례 상장에 나선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성장성 특례 상장 기업들이 거래소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IPO가 좌초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며 "실패 기업들이 생겨날 수록 1호 기업인 셀리버리의 성공 사례는 일종의 모범답안처럼 후발주자들에게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투심 반영, 기술성·성장성 입증 필요

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업 등 미래 성장성이 강조된 기업들이 청약 흥행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 증시에 입성한 공모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신규 상장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커진 것이다. 투심 위축 속에서 발행 기업들이 미래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수단들으로 기술성 평가가 각광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높은 기술 등급은 일종의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가 된다"며 "높은 기술 등급을 확보한 기업들이 꼭 IPO를 흥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안전장치로 여겨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세분화, 전문화 되면서 사업성과 기술성에 대해 공인 받는 선제 조치 역시 필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령 바이오 기업들만 보더라도 질병의 종류, 질병 치료(접근) 방법 등이 다양해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때 '바이오 기술력 거품' 논란이 일었던 것 역시 투자기업의 기술성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이 꼼꼼히 검증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우량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 입장에서도 IPO 기업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고 해도 개별 기업의 기술력을 일일이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기술성 평가는 단순히 거래소 심사 통과 차원만이 아니라 IPO흥행을 위해서도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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