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HDC그룹, 재계 순위 수직 상승…단번에 20위권 이내인수 파트너 미래에셋대우 비롯 효성·코오롱·현대백화점 제칠 듯
이명관 기자공개 2019-11-15 10:03: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자 자격을 부여받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딜 종결까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남았지만,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강력하게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현대산업개발이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을 품을 가능성이 크다. 예상대로 이번 딜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HDC그룹의 재계순위도 수직상승할 전망이다. 인수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를 넘어서면서 2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애경그룹 컨소시엄을 제쳤다. 이들의 응찰가 차이는 5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매각자 측에 제시한 가격은 2조5000억원 선이다.
통상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상세실사를 거치지만 이번엔 빠른 거래 종결을 위해 곧바로 가격 조정에 돌입한 예정이다. 입찰가격을 기준으로 인수자 측과 매도자 측이 가격 조율이 마무리되면 연내 딜 종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도 얼마든지 깨질 가능성이 높은 대형딜(Deal)이다 보니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지만, 워낙 정몽규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해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 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 HDC그룹의 수장으로 적을 옮긴 이후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얼굴을 비춘 것은 이번에 세 번째에 불과하다. 2007년 해운대서 진행한 개발사업에서 분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한 차례 모습을 비췄다. 이후 2015년 호텔신라와 손을 잡고 면세사업에 진출 했을 때 공식행사를 가졌다.
예정대로 이번 거래가 별 탈없이 마무리되면 HDC그룹은 단번에 재계순위 20위권 이내에 진입하게 된다. HDC그룹이 2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것은 설립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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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그룹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위권 초·중반대에 수준에 이름을 올렸다. 2001년 자산총액 4조70억원으로 22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2004년엔 41위까지 떨어졌는데, 이때 자산총액은 2조7788억원까지 줄었다. 이후 자산은 늘었지만, 순위표에선 제자리걸음이 이어졌다. 2006년 다시 자산총액 4조원에 재진입했으나, 순위는 여전히 40위권에 머물렀다.
꾸준히 몸집을 불린 HDC그룹은 2010년 6조원을 넘어서며 재계 순위 37위로 올라섰다. 2011년엔 7조원을 돌파했다. 그렇게 7조원대 자산규모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2014년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14년 7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00억원 가량 자산총액이 줄면서 10여년 만에 역성장했다. 재계 순위도 50위까지 미끄러졌다. 그렇게 매년 자산규모는 축소됐고, 2016년 6조4240억원까지 줄었다.
HDC그룹이 반등한 것은 2017년부터다. 부동산 경기 호조속에 앞서 추진했던 분양사업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숫자로 가시화됐다. 2017년 6조9000억원으로 자산총액이 불면서 역성장 고리를 끊는데 성공했다. 이후 매년 자산총액이 불었고, 올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자산총액은 10조6070억원이다. 재계 순위도 33위까지 끌어올리며 2011년 이후 8년만에 30위권에 재진입했다. 대우건설과 중흥건설, 호반건설을 앞질렀다.
성장모드에 재진입한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내년엔 단숨에 2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총액은 지난 6월말 기준 11조543억원이다. 이중 부채총계가 9조5988억원, 자본총계가 1조4554억원이다. 그런데 이번 M&A를 통해 증자가 예정돼 있다 보니 자본총계는 그만큼 불어나게 된다. 현재로선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거으로 전망된다. 이 자금이 기존 차입금 상환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금 증액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정으로 살펴보면 M&A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몸집은 1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 현대산업개발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HDC그룹의 자산총액은 22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올해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17위까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범현대가인 현대백화점, 코오롱, 효성 등을 단숨에 앞지르게 된다. 정 회장이 목표했던 한 단계 격상한 그룹으로 진일보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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