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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발기인, 운용사 고유자금 투자처로 '각광' 상장시 수익률 '퀀텀 점프'…합병 이후 엑시트 '용이'

이민호 기자공개 2019-11-21 08:27:2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사모운용사들의 고유자금 투자처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발기인 참여가 각광받고 있다. 스팩 발기인은 상장하더라도 합병 전까지 장내매각이 불가능하고 합병 이후에도 최장 1년간 보호예수를 적용받는데다 운영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우량 비상장기업과 합병할 경우 높은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매력이 작용한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고유자금을 이용해 이번달 6일 신규상장한 미래에셋대우기업인수목적4호(미래에셋대우스팩4호)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보통주(1만5000주)와 전환사채(CB·48만5000주)를 주당 1000원에 취득하며 지분율 10.2%를 확보했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 고유자금으로 스팩 발기인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시각물)스팩투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 8월 신규상장한 미래에셋대우스팩3호 발기인으로 참여해 보통주(1만6000주)와 CB(48만4000주)를 5억원에 취득했다. 이외에도 AIP자산운용이 미래에셋대우스팩2호에 2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앱솔루트자산운용(5억원)·브레인자산운용(10억원)·BNK자산운용(10억원)이 엔에이치스팩14호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모두 고유자금을 이용한 투자다.

운용사들이 코스닥벤처펀드, 공모주·하이일드펀드, 스팩투자 전용펀드 등 펀드를 이용해 스팩에 투자하는 전략은 보편화됐지만 고유자금 투입이 빈번해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기존에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에서 수요가 높았던 스팩 발기인 투자가 운용사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스팩이 가진 안정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예·적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거둬야 하는 고유자금 운용 특성상 매력적인 투자처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팩 설립 이후 상장시 유입되는 공모주주들에 대한 공모가는 관행상 대부분 2000원으로 결정된다. 이 자금은 합병에만 이용할 수 있는데다 90% 이상 한국증권금융이나 은행신탁에 예치하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스팩 존속기간인 3년 내에 합병에 실패할 경우 공모주주들은 투자원금뿐 아니라 연 1.5~2% 수준의 예치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발기인으로 참여한 자금은 예치 조항이 없고 상장 수수료, 회계감사 수수료, 임원 급여 등 스팩 운영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스팩 존속기간 내에 합병에 실패하면 발기인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이 비용의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발기인은 이런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 관행상 공모가 2000원의 절반인 1000원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 스팩이 일단 상장되기만 하면 원금만큼의 평가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 증권사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은 운용사들은 스팩 주관사가 우량한 합병대상 회사를 존속기간 내에 소싱할 수 있는 능력을 신뢰할 수 있을 경우 스팩이 안정성 높은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다.

합병에만 성공하면 엑시트가 용이한 점도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발기인이 보유한 지분은 스팩 상장 이후 장내매각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합병 이후에도 6개월 또는 1년간 보호예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런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이미 상장된 만큼 보호예수 해제 이후 매각을 통한 환금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최근 발기인 참여시 보통주보다 CB에 투자규모를 크게 가져가는 것도 합병 이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스팩4호 보통주 투자규모는 1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CB는 4억8500만원이었다.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이 좋을 경우 전환으로 차익을 누리면 되지만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을 경우에도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스팩 투자가 엑시트 안정성을 높인 프리IPO 투자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상장으로 엑시트가 용이하다는 것이 큰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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