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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는 내비게이션…컨트롤 아닌 조력자 역할" ③경영협의회, 의사결정 기구 아닌 협의체…김홍국의 남자들 '6인방' 포진

박상희 기자공개 2019-12-02 08:28:41

[편집자주]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대기업으로 우뚝선 그룹이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으로 출발해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하림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1978년 창립부터 42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하림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없다. 아니, 조직문화를 만들지 말자는 게 하림의 기업문화다. 한번 입사하면 '평생 직장'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 곳, 단 한번의 뒷걸음질 없이 앞만 보며 성장해 온 하림그룹을 이끄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풍토에서 지주사는 보통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처럼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가 지주사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여느 지주사와는 다르다. 각 계열사에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한만큼 지주사에서 계열사를 컨트롤하지 않는다. 하림지주는 정체성을 '내비게이션'으로 한정 짓고, 계열사의 독립경영 및 자율경영을 보좌하는 것이 지주사의 역할이라고 선을 긋는다.

하림그룹은 '순환보직'이 없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전문성을 살려 한 분야에서 10~20년 이상 장기 근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오른팔'들이 포진한 하림지주도 예외는 아니다. 기획·전략, 재무, 마케팅 등 해당 분야에서 그룹 내 전문가로 불리는 인물들이 리더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월 1회 경영협의회…김홍국 회장 주재, 지주 팀장진·주요 계열사 대표 집합

하림그룹 지주사 변천 과정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2011년 출범한 지주회사만 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 등으로 4개에 달했다.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출자관계가 얽혀있어 어느 특정 기업 한 곳의 분할만으로 단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사업부문 별로 4개 지주회사를 출범하고 흡수합병을 통해 종국에 하나의 지주회사만 남기는 전략을 썼다. 2011년 4개로 출발한 지주회사는 이듬해 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2개 체제로 재편됐고 지난해 하림홀딩스의 제일홀딩스 흡수합병으로 옥상옥 지배구조를 해소하는데 성공했다. 지주사 단일화 재편에 무려 7년이 소요됐다.

현재 하림그룹 지주사는 하림지주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주사 단일화 재편 이후 하림지주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이 지향하는 지주사는 그룹 계열사를 관리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비게이션처럼 안전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서 "소떼나 양떼를 방목(독립경영, 자율경영)하지만 늑대로부터 보호하는 카우보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지주의 역할은 김 회장 주재하에 한 달에 한번 꼴로 열리는 '경영협의회'에서 드러난다. 경영협의회는 하림지주 6개 주요 팀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가 모두 참석한다. 참석 인원은 스무명 안팎이다. 무게감이 있는 월례 모임이지만 의사결정 기구는 아니다. 계열사 별로 경영 현황을 보고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져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경영협의회는 보통 3시간가량 진행되는데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경영지침이 만들어지는 자리는 아니다"면서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아 정보와 현안을 공유하는 회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김홍국 회장 근거리 보좌 6인 팀장진…최소 10년 이상 전문가 포진

하림지주 조직은 크게 6개팀으로 구성된다. △기획팀(이학림 전무) △커뮤니케이션팀(문경민 전무) △인사팀(유기호 전무) △디지털전략팀(최인경 전무) △전략마케팅팀(박재호 상무) △경영지원팀(천세기 상무) 등이다.

하림지주 조직도

기획·전략통으로 꼽히는 이학림 전무는 하림그룹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재 중의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1962년 생으로 천하제일사료 출신이다. 사료 분야에서 권위자로 손꼽힌다. 2007년 천하제일사료 상무로 승진하면서 하림그룹에서 임원이 됐다. 2012년 하림지주 전무로 승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5년부터 하림USA 대표이사도 겸직하면서 해외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1958년 생인 문경민 전무는 언론인 출신으로 2006년 하림 전문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하림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생명사랑 하림재단 상임이사를 거쳐 2013년 하림지주 상무이사로 승진했다. 이학림 전무와 함께 하림지주 등기이사로 올리고 있다. 하림지주 사내이사는 김 회장, 이 전무, 문 전무 등 3명으로 이뤄져 있다.

1953년 생인 유기호 전무는 2007년 엔에스쇼핑 전무로 영입된 외부 출신이다. 2008년부터 하림그룹의 인사담당 업무를 책임졌다.

1964년 생인 박재호 상무는 CJ그룹 출신이다. 2010년부터 팜스코 상무로 재직했다. 2008년부터 하림그룹의 전략마케팅업무를 책임져왔다.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로, 성과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1967년 생인 최인경 전무는 IBM SCM서비스 상무 출신으로 2016년 말 하림그룹에 합류했다. 하림지주 주요 임원 대부분이 김홍국 회장과 수십년 인연을 자랑하는 가운데 최 전무는 유일하게 최근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최인경 전무는 단일 하림지주 체제가 출범하면서 그룹 차원의 전산 업무나 시스템 통합 작업 필요성이 커져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구적인 스타일로 미래지향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1969년 생인 천세기 상무는 하림지주 주요 임원 가운데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 1995년 하림 감사실 법무팀으로 입사하면서 하림그룹과 연을 맺었다. M&A를 통해 하림그룹으로 편입된 계열사 출신 임원을 제외하면 하림지주 임원 가운데 유일한 '정통 하림맨'이라고 할 수있다. 2008년 하림지주 재경팀 팀장을 맡으면서 오랜 기간 그룹의 CFO(재무총괄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김 회장의 신뢰가 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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