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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IBK기업은행, 베트남서도 '동반자금융' 방점⑭ 2지점 체제...국내 중견기업 안착 지원, RM 역할 중요

하노이·호치민(베트남)=최은수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04 09:06:10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은 2017년 베트남 금융당국에 법인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2008년 베트남 호치민에 첫 지점을 개설한 지 햇수로 10년 만이다. 하지만 당장은 법인 라이선스를 받기는 힘들 전망이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은행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법인 라이선스 발급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각 국의 정상들이 직접 나서 긴밀한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가 인·허가는 대체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법인으로 거듭나기까지 갈 길이 남았지만 기업은행의 베트남 미션은 항상 변함없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 2013년 호치민 지점을 설립하고 베트남 금융당국에 법인 인가신청을 낸 것도 지점을 더 늘려야 더 많은 진출 기업의 안착을 돕고 금융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호치민3

기업은행 호치민 지점(사진 위)과 하노이 지점(사진 아래).
이는 2017년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취임 후 '동반자금융'을 강조해 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동반자금융은 은행이 자금공급과 및 금융 조력자를 너머 기업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능동적으로 개입해 성장을 추구하는 역할을 강조한 공급 전략이다.

기업은행의 동반자 금융은 크게 △성장 금융 △재도약 금융 △선순환 금융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베트남 현지에선 재도약과 선순환 금융에 초점을 맞췄다. 재도약 금융은 본격적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중소기업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은행 하노이·호치민 지점과 거래하는 업체 중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의 협력업체(1차벤더) 등 우량기업이 많다. 매출과 순익 규모는 국내 중견기업에 버금간다. 다만 이들 기업은 제조업 특성 상 진출 후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적잖은 설비자금을 필요로 했다. 기업은행은 사업 초기 기본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진출 초기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금융상품도 개발했다. 베트남 동화 기반 외화지급보증서(Stand by LC)를 바탕으로 한 대출이 대표적이다. 베트남 진출 후 법인을 설립한 초기엔 높은 신용 평정을 받기 어렵다. 자금 조달이 쉽지 않는 뜻이다. 기업은행은 모기업이 외화를 지급한다는 보증서를 받고 모기업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현지기업에 대출을 해줬다.

기업은행은 여기에 기존 달러화로만 대출하던 것을 동화로도 가능하게 바꿨다. 베트남 동화는 이종통화라 담보인정비율이 80%에 그쳤는데 이 또한 100%로 높였다. 업체 입장에선 달러를 베트남 현지에서 쓰기 위해 동으로 다시 환전하고 수수료도 물어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20%의 여신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맹선배 기업은행 하노이 지점장은 "보증료는 줄고 대출 한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어 현지 기업들의 반응이 좋다"며 "이제는 거래 기업들 대부분이 자리를 잡아 대기업으로부터 결제받는 금액이 월 1500만달러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하는 많은 국내 기업을 담당하기 위해 14명의 주재원 및 기업금융전담역(RM)을 두고 있다. 기업은행 RM들은 각 공단에 베트남 현지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인맥을 연결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네트워크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진출 초기의 기업 대표 및 관계자들은 특히 RM들을 반겼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각지를 누비는 RM에 힘입어 올 3분기 말 기준 2752개(호치민 1507개, 하노이 1185개)의 기업과 거래중이다. 이 중 한국 기업은 3분의 2 가량(약 1800개)이다.

곽인식 기업은행 호치민 지점장은 "한국기업들은 베트남 진출 초기에 자금 조달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상담을 필요로 한다"며 "이에 현지 정보를 제공하고 법률 서비스를 받기 위한 절차도 안내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베트남 진출 기업의 선순환 금융이 이뤄질 수 있는 배경은 기업은행의 저렴한 금리와 낮은 수수료 덕이다. 호치민지점과 하노이지점을 합친 실질 자본금(갑영업기금, Capital A)은 1억2500만달러다. 여기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본사로부터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강점도 더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중소기업 등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한다. 이에 매력을 느낀 우량 기업들이 다시 기업은행과 거래를 하면 다시금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는 식이다. 일부 기업은 월중으로 볼 때 기업은행에 예수한 금액이 대출총액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높은 관심과 거래 증가 덕에 기업은행은 지점 설립 이후 연 평균 40% 이상 성장했다. 기업은행 호치민과 하노이 지점의 총자산은 올해 7억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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