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진에어, 버팀목 ‘재무건전성’ 외풍에도 꿋꿋보유현금 역대 최대, '항공기 리스' 외 차입금 ‘제로’…'자생력' 충분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09 07:26:30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6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가 국토부의 제재로 인한 영업활동 부진, 일본노선 충격 등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그동안 잘 관리해온 재무 건전성 덕분이다. 진에어는 출범 초기부터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왔다. 모회사인 한진칼과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으면서 차츰 자생력을 갖춰왔기 때문이다.향후 항공업 구조조정이 가속화 하면 이러한 탄탄한 재무 건전성은 진에어의 영업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가 풀리고 신규 항공기 도입 및 노선 확대가 가능해질 경우 대규모 투자에 곧바로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요 재무지표가 안전화 한 만큼 신규 투자에 따른 불가피한 부채비율 상승 등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의 올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201.5%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95.2% 대비 약 2배 가량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경쟁 LCC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330.9%, 티웨이항공 295.3%, 에어부산 524.6% 등을 기록한 데 비해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진에어가 약 9개월여 만에 부채비율이 2배 가량 상승한 이유는 항공기 리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 변경(IFRS 16 Leases) 때문이다. 별도 차입금이 늘거나, 이외 부채가 증가한 요인은 찾아볼 수 없다. 진에어는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를 혼용해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리스만 부채로 계상했지만, 기준 변경으로 올해부터 두 종류의 리스를 모두 부채로 분류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진에어의 총차입금은 294억원이었다. 항공기 금융리스부채가 차입금의 10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9월 말 총차입금은 314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동안 부채로 분류하지 않았던 운용리스 항목이 새롭게 차입금으로 계상됐기 때문이다.
리스부채 외에 진에어는 다른 시장성 차입금이 전혀 없다.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하지 않은 만큼 이자비용 등 불필요한 자금 유출이 사전에 차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여전히 진에어가 탄탄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진에어는 순차입금비율 관리에서도 다른 LCC들을 압도한다. 올 9월 말 현재 순차입금은 사실상 ‘제로(0)’다. 보유현금 311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아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비율은 1.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소폭 상승했다.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잘 관리되고 있는 재무 건전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항공업 구조조정 상황에서 진에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탄탄한 현금 보유고는 외부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다. 더불어 향후 대규모 노선 및 항공기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진에어가 경쟁 LCC들을 제치고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보유현금이 늘면서 진에어의 유동비율도 양호하게 나타났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은 2015년 말 117.8%에서 지난해 말에는 182.7%로 개선됐다. 올 9월 말 현재 144.4%로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이다. 유동비율이 200% 가까워지면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해 양호한 지불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된다.
매출원가 개념으로 볼 수 있는 항공기 리스료 외에 다른 차입금이 없다는 점은 진에어의 수익성 개선에도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별도 이자비용 지출이 없는 만큼 영업외지출을 줄이면서 순이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 등 과정에서 각 항공사의 펀더멘털은 중요한 요소로, 이자율 산정 등이 기준이 된다”며 “대한항공의 지원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진에어가 갖추고 있는 자체 재무 건전성도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비상경영체 돌입' SKT, 유심 사태 수습 '총력전'
- 위메이드 "위믹스 해킹 늑장공시 아니야…DAXA 기준 불분명"
- [Market Watch]DN솔루션즈 이어 롯데글로벌까지, 대형 IPO '휘청'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흥행 실패 우려, 결국 상장 철회로 귀결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GM·르노·KGM 생존기]부활 신호탄 쏜 KGM, 환율효과로 버텼다
- [GM·르노·KGM 생존기]수익성 바로미터 '공장 가동률' 전망은
- [thebell desk]두산그룹, 뚝심이 이긴다
- [GM·르노·KGM 생존기]르노코리아, '완전 무차입 경영' 이어간다
- [감액배당 리포트]'통합 진에어' 앞두고 자본금 회수 나선 대한항공
- 현대차, 1분기 미국서 반짝 성장…본게임은 2분기부터
- 현대차,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속도는 '조절'
- 현대차, 미국 관세리스크 대응 '총력전'
- [감액배당 리포트]한일홀딩스, 자본잉여금 100% 활용 ‘비과세 배당’ 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