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을 전후한 글로벌 해운시장 불황은 국내 벌크선사들의 운명을 바꿔놓은 결정적 계기였다. 팬오션과 대한해운 등 국내를 대표하는 벌크선사는 모두 법정관리를 거쳤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벌크선부문을 분사해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국내 벌크선사 구조조정의 씨앗이 됐고, 그 여파는 아직도 남았다.하지만 결과는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국내 해운사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그 동안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중소 해운사들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꾸준한 내실 경영을 추구하며 조금씩 성장해온 폴라리스쉬핑과 같은 해운사에게는 오히려 ‘위기가 기회’였다.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신조선을 발주하고, 가장 많은 새 선박을 신규 취항하는 해운사로 성장했다. 지난 4일에도 신조선 인수 및 명명식을 진행했다. 최근 1년새 총 6척의 선박을 새로 인수했다. 1척당 800억원에 달하는 선박을 모두 국내 조선사에서 건조한 만큼 조선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도되기 시작한 총 6척의 선박은 모두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Vale)와 맺은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되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2017년 9월 발레가 발주한 30척의 장기운송계약 중 18척을 따냈다. 계약 기간은 최대 25년이다. 기존 장기계약을 통한 수익이 꾸준히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롭게 계약이 실행되는 만큼 향후 수익 안정화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드라이벌크(dry bulk) 부문에서 안정을 이룬 폴라리스쉬핑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SK해운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새롭게 웨트벌크(Wet Bulk) 전담 조직을 꾸렸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LNG 운반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 등의 일감을 기반으로 글로벌 웨트벌크 시장에서 업력을 쌓은 전문가를 영입해 신사업 진출 속도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증권시장 상장(IPO)이 예정돼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국내 IPO가 좌절된 뒤 해외로 눈을 돌렸다. 오히려 국내에서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Valuation) 평가를 받았다. IPO로 신규자금 조달이 완료되면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쉬핑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벌크선사로 도약했다. 해운업 위기 순간에도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판 결과다. 이제 국내 해운산업은 한 차례 구조조정을 마치고,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격랑을 헤치며 중심을 잃지 않은 폴라리스쉬핑이 차세대 주자로서 열어갈 새로운 ‘해운업 전성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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