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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PE 애뉴얼 리포트]MBK, 투자·회수·펀딩 전 영역서 명가 입증ING생명·코웨이 엑시트-롯데카드 인수…5호펀드 모집 순항

한희연 기자공개 2019-12-11 13:54:37

[편집자주]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도 한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용사들의 올해 농사는 어땠을까. 더벨은 PE 하우스별로 투자와 회수, 펀딩, 그리고 내년도에 꼭 풀어야 할 과제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회수(엑시트)·펀딩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역할의 3대 축이다. 하지만 사모투자 시장 성격상 한 해동안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운용사는 드물다. 특히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펀딩이나 투자, 엑시트 측면에서도 매년 삼박자를 고루 갖추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그 이름에 걸맞게 올해 다방면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투자와 회수, 펀드레이징 모두 맏형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넘사벽'의 경지를 다시한번 실감케 했다.

◇연초 조단위 엑시트 두건 성사…기분좋은 출발

2019년 2월 MBK는 5년간 관리했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엑시트를 마무리 지으며 산뜻하게 한해를 시작했다. MBK는 2013년12월 1조8400억원으로 오렌지라이프 지분 100%를 인수해 5년만에 2조2989억원(지분 59.19%)을 받고 신한금융지주에 넘겼다. IPO(기업공개)와 자본재조정(리캡) 등으로 중간 회수를 포함하면 MBK가 오렌지라이프를 통해 얻은 수익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MBK는 오렌지라이프를 보유하며 두번의 자본재조정(리캡)과 기업공개(IPO) 등을 단행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지분 전량을 해당 산업군을 영위하는 전략적투자자(SI)에게 성공적으로 넘기며 다양한 중간 엑시트 전략과 PE 바이아웃(Buy-out) 엑시트의 정석을 보여줬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인수부터 최종 매각까지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 투자 5년간 거둬들인 수익률은 IRR(내부수익률) 기준으로 27%에 달한다.

사모투자시장의 경우 딜 진행 과정이 상당히 장기간 소요된다. 때문에 한해에 포트폴리오 하나를 엑시트 시켜도 어느정도 성과를 인정받곤 하는데 MBK는 올해 오렌지라이프 외 조 단위 엑시트를 한 건 더 성사시켰다. 그 주인공은 바로 웅진코웨이다.

웅진코웨이는 오렌지라이프와 마찬가지도 MBK가 2013년 인수한 기업이다. 특히 웅진코웨이의 경우 웅진그룹으로부터 사서 원주인에게 매각하는 형태인데다 인수부터 매각까지 웅진그룹과 법정소송까지 가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당히 드라마틱한 M&A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협상 상대자와의 관계는 차치하더라도 웅진코웨이는 MBK가 키워내는 6년간 알짜기업으로 거듭났다. 인수 전과 비교해 매출은 1.3배 늘어 2조원 대를 넘겼고, 영업이익은 2배, 순이익은 3배가 올랐다. 웅진코웨이를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관리하며 MBK는 세번의 자본재조정과 두번의 블록딜을 단행했다. 여기에 배당금과 최종 매각대금 등을 합치면 코웨이를 통한 회수이익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6년간의 코웨이 투자수익률(IRR)은 26%다.

◇어부지리 기회 롯데카드…고디바·이하이 등 한중일 전방위 투자

올해 MBK의 투자 성과 또한 엑시트 못지 않게 화려하다. MBK의 올해 가장 큰 투자건은 단연 롯데카드 인수다. 롯데그룹이 내놓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매각건은 올해 초부터 M&A 시장을 열광케 했던 주요 딜이었다. MBK 역시 딜 초반 카드와 보험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안을 내놓으며 의욕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MBK는 본입찰 즈음해 우리은행과의 컨소시엄 구성이 밝혀지며 유력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하지만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에 각각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가 선정되며 롯데 금융계열사 딜은 MBK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과거 투자폴리오 관련 법적 이슈에 예상치 못하게 한앤컴퍼니가 휘말리게 되면서 딜의 빠른 종결이 필요했던 롯데그룹은 우협 선정 2주 만에 협상권한을 차순위협상대상자였던 MBK에 넘겼다. 우협지위 확보 무산에도 불구하고 딜의 진행 추이를 주시하고 있던 MBK는 결국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움켜잡았고 10월 최종 딜 클로징이 이뤄졌다.

투자부문에서 MBK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도 전방위로 활약했다. 롯데카드 인수 이전인 6월에는 일본법인이 고디바(Godiva)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문 인수를 단행했다. 일본과 한국, 호주에서의 고디바 운영권과 벨기에 공장 등을 포함해 매물의 거래규모는 1조1000억원 정도였다. 고디바 딜의 경우 마루노우치캐피탈,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 CVC캐피탈 등이 참여,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중국법인도 연초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렌터카업체이자 중국 최대 자동차 서비스 제공업체인 'eHi Car Service(이하이 카 서비스)'를 인수했다. 이하이 인수의 경우 함께한 SI들의 명성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딜 논의 초반 MBK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 등과 손잡고 이하이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협상과정에서 FI 대신 SI와의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MBK와 함께하는 SI들은 클러포드 그룹(미국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모회사)와 씨트립(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서비스 기업) 등이다. MBK는 이들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진출과 다양한 여행서비스로의 확장 측면의 시너지를 키우는 방향으로 이하이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바이아웃딜 뿐 아니라 지난해 처음으로 시도한 스페셜시츄이에션펀드(SSF)의 초반 약진도 두드러진다. MBK의 SSF 1호펀드는 지난해 목표액을 초과한 8억5000만달러로 조성됐다. 이 펀드는 설정과 동시에 한국에서는 로하틴그룹에서 MBO 방식으로 엑시트 하는 BHC 딜에 지분 일부를 투자했다. 중국에서는 인공지능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인 링크닥을, 일본에서는 그린레져 등을 포트폴리오로 추가했다. 또 최근에는 미래에셋PE와 함께 CJ CGV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지분 28.57%에 투자했다.


◇7조 펀드레이징 도전…홈플러스·네파 등 턴어라운드 주목

MBK는 내년 또 한번의 도전을 준비중이다. 한중일 각국 법인의 적극적인 투자로 기존 4호 펀드의 자금 80% 이상을 소진함에 5호 펀드의 펀딩작업에 돌입했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조단위 엑시트 성공은 MBK의 펀딩작업에 탄력을 붙게 하는 유인이었다.

엑시트와 투자 뿐 아니라 펀딩 부문에서도 MBK는 스스로의 기록을 깨는 행보로 업계 롤모델이 되고 있다. 직전 펀드인 4호펀드의 경우 41억 달러 규모로 지난 2017년 결성됐다. 최근 펀딩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5호펀드의 경우 직전펀드보다 20억달러 가량 커진 약 60억 달러를 펀드레이징 목표로 삼고 있다. 어마어마한 목표액이지만, 이미 MBK는 올해중 42억 달러 규모로 1차 펀딩 클로징을 마친 상태다. 추가적으로 자금 모집을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 경에는 목표액 달성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엑시트, 투자, 펀딩 측면에서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전성기를 이어가는 MBK지만 미래는 늘 스스로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당장 엑시트 측면에서 대성산업가스와 두산공작기계 매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중 대성산업가스의 경우 맥쿼리PE와의 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됐으며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엑시트를 확정할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는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의 턴어라운드가 당면한 과제다. 손꼽히는 과제는 대형마트 홈플러스(3호펀드, 2015년 10월 투자)와 아웃도어업체 네파(2호·3호펀드, 2013년 4월 투자), 홈퍼니싱업체 모던하우스(4호펀드, 2017년 8월 투자) 등이다.

이중 투자기간이 가장 오래된 네파의 경우 2년간의 적자 행진을 끝내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파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내 흑자전환했다.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3년만에 600억원대 수준을 회복한 652억원을 나타냈다.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불황이지만 유통구조에 변화를 줘 판매의 질을 높이고, 생활 밀착형 제품 비중을 높이는 등 노력을 기울인 덕에 시장점유율은 5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홈플러스는 MBK에게도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대형마트 시장 업황 악화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포트폴리오다. 최저 임금인상과 온라인몰의 성장세 등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지는 데 반해 획기적인 돌파구는 아직까진 찾지 못한 모습이다.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7년2월 기준 7조9334억원이었으나, 2019년 2월에는 7조6520억원으로 줄고 있다.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경우 같은기간 6255억원에서 4025억원으로 감소했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했을 때 사용한 차입금 상환과 향후 투자금 마련 등을 한번에 해결할 돌파구로 지난해부터 1조5000억원 대 리츠상장을 고려했었다. 대형마트의 공모리츠라는 최초의 도전을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지난 3월 계획은 전면 철회됐다.

이후 MBK는 6조원 대의 부동산을 담보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작업을 추진, 지난 10월 말 최종적으로 마무리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4조3000억원의 차입을 일으켰는데 이중 2조3000억원을 상환 완료했고 남은 잔액 만큼을 이번에 리파이낸싱하며 어느정도의 시간을 벌었다. MBK는 신규 비즈니스 개발, 온라인 채널 강화, 조직관리 효율적인 운영 등 변화를 꾀하며 홈플러스 턴어라운드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성공적인 엑시트 신화를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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