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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국제수준 부합 신한 AML시스템, 사업확장 포석”⑤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 은행장

자카르타(인도네시아)=진현우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16 13: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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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6: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대규 은행장(사진)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에 합류한 건 올해 2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수개월 전 외국인 금융노동자로 비자를 발급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위험관리 역량 테스트부터 은행 경영전략과 비전 등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면접관들과의 면담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쉽지 않았다. 현지 진출과정에서 수반되는 일반적인 절차라기보단 사실상 압박면접에 가까웠다고 했다.

황 은행장은 2006년부터 4년간 유럽신한은행에서 뉴욕지점 주재원으로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 미국은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규제 수준이 높은 나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선제적 리스크관리는 수익성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AML 규제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금융 환경에서 신한인도네시아의 안정적인 초기 정착을 이끌기에 황 은행장만한 인물도 없는 셈이다.

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 은행장

OJK는 직원들 대부분 해외 유학파 엘리트자원으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외국계은행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현지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현지에 파견할 수 있는 주재원 수를 제한하고 있다. 아예 인사(HR)와 내부통제(Compliance) 업무는 외국인이 할 수 없도록 명문화해 놓았다. 앞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OJK는 은행이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감독기관이다.

소형은행 2개를 인수해 3년 전 문을 연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감독당국과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해 현지영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한다는 방향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은행 등급으론 BUKU2에 해당하지만 한 차원 높은 BUKU3 수준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준비하는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산 기준으로 BKUK1 등급부터 BUKU4등급까지 나누고 있다. BKUK4는 대형 로컬은행들을 말한다.

황 은행장은 “2017년 4조루피아(원화 약 340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 사이즈가 16조루피아까지 늘어나는 비약적인 성장을 냈다”며 “다만 법률·유동성·브랜드 리스크 관리도 성장세 못지않게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자금세탁방지(AML)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OJK의 규제 기준도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는 분위기다.

AML 규정엔 의심거래(STR)와 거액 현금거래(CTR)가 이뤄졌을 때, 전산으로 이를 확인한 뒤 문제 여하를 막론하고 수시로 보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히 미국에서 적성국가로 지정한 나라들과의 거래 관련해선 규제수위가 더 높다. OJK에선 빅4 로컬은행을 포함해 자본규모가 커 BUKU4에 해당하는 은행들에겐 AML 관련 최상급의 규제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재 자산기준별 은행 등급 분류에 따르면 BUKU2에 해당한다. BUKU2 수준에 맞는 AML 규정을 준수하면 되지만, 모회사인 신한은행은 사실상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을 따르고 있어 BUKU2 수준보다 한층 강화된 리스크관리 모델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 본사 글로벌금융개발부에서 자체 개발한 한국식 모형 ‘아이테르’를 도입, 현지에 맞게끔 수정·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 은행장은 “OJK 감사기간(3개월)은 매년 한 차례 정기적으로 이뤄지는데 올해 AML 관련 규정 관련해서 관심이 모아졌다”며 “사실 자산규모에 맞는 AML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지만 초기 높은 구축비용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준에 맞춰가는 노력은 현지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오는 2023년 예정된 수도 이전에 따른 IB딜 참여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의 투자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조금 더 시장조사를 한 뒤 접근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상업용부동산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의 경우, 한국은 핵심 임차인을 확보한 뒤 임차계약서와 투자의향서를 기반으로 대출이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선 금산분리가 돼 있지 않은 탓에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자회사로 보유한 은행들을 통해 IB딜을 주도하다보니 이런 투자조건들 없이도 딜을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황 은행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분위기를 잘 꿰뚫고 있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은행은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지만 아직까지 한국계 은행이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제약사항이 많다"라며 “다만 현재 기업금융(CB)에서 영업 커버리지를 넓히려면 투자금융(IB), 소매금융 쪽으로 다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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