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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마니커, 공급과잉 심화…수익 적신호 계속되나 올해 육계시세 1390원 마감…주요사 일제히 적자전환

전효점 기자공개 2020-01-03 09:03:5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1일 10: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요 육계업계가 일제히 적자전환을 바라봄에 따라 육계업계에서도 공급과잉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내년에도 육계 시세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저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육계업계 1위 하림에 이어 마니커, 체리부로 등 주요 육계업계가 올해 적자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위 6개사가 모두 2019년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며 "공급 확대로 인한 육계가격 조정 국면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육계시장은 상위 6개사 중심의 과점 구조다. 하림·올품이 전체 육계 시장의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우 계열의 동우팜투테이블과 참프레가 도합 17%, 이지바이오그룹 마니커 8%, 체리부로8%, 사조화인팜 5% 순이다.

육계업계 공급과잉 문제는 수년 간 지속돼온 문제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업계 1위인 하림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유례없는 280억원 규모까지 확대되면서 적자전환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하림은 상황이 어려워졌던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를 유지해왔지만 올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직격탄을 맞았다. 육계업계 가운데서도 가장 건실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동우계열의 동우팜투테이블의 경우 3분기 누적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26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한 실적이다.

이지바이오 계열 마니커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손실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5억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올 한해 적자전환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마니커는 실적이 올해보다 건실했던 작년에도 영업이익 5억원으로 흑자에 턱걸이했다. 업계 4위 체리부로는 지난해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무려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체리부로 역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만 영업손실 66억원을 기록했다.


육계업계는 올해 2분기 육계 생계시세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한 이래 3분기 시세가 바닥을 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1분기에는 하림 등 상위사가 자발적으로 공급조절에 나서면서 육계 시세가 2000원대 이상을 유지하기도 했지만 3분기부터는 1500원~2000원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3분기 시세가 "병아리 값보다 낮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육계업계는 통상 kg당 1500원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지만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육계업계 고시 가격보다 kg당 200원 이상 낮은 상황이다. 육계 시세가 kg당 2000원은 돼야 업체들이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달 30일 현재 육계 시세는 139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업계의 실적 악화는 이미 1년 전부터 늘려놓은 공급량이 시장에서 예상치보다 느리게 소화되면서 시세가 낮아진 데 따른 결과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여름 폭염에 따라 많은 종계가 죽었고 이에 따라 올해 물량을 늘려놨었지만 올해는 여름 더위가 심각하지 않아 공급량이 줄지 않았다"며 "이와함께 친환경 사육 등 도계 품질이 강조되면서 최근 1~2년간 농가 생산시설 투자가 이뤄진 것도 도계 물량 증가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공급계획이 늘 시장수요와 어긋나는 것은 육계업계의 자율적인 물량 조절 협의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분류되면서 공동으로 공급 계획을 짜는 것이 어려워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육계는 종계에서 도축까지 걸리는 시일이 500여일이라 업체가 1~2년 후 미래 수요를 내다보고 미리 공급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과점 체계 하에서 치열한 경쟁 가운데 A사가 공급을 줄이면 B사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모색하는 '치킨게임' 때문에 특정 업체만 공급 조절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 이후에도 수요 개선이나 공급 조절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종계사육두수는 총 824만수로 전년 728만수 대비 약 100만수 이상 늘어났다. 종계두수가 향후 1년~2년간 시장에 공급물량으로 반영되는 것을 고려할 때 공급과잉은 내후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육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설상가상으로 수입육의 확대와 함께 내수 수요 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요 측면에서도 이렇다할 만한 모멘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상위 육계업체들은 육계를 가공한 HMR(가정간편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저성장 국면 타개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이끌어내기에는 충분치 않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닭고기 시장규모는 도계량 기준으로 CAGR 3%(2012~2017) 성장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육계 수요 개선이라는 기폭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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