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원태 vs 이명희·조현아 구도' 재확인…해결 가능?5월 총수지정, 11월 임원인사 굵직한 현안마다 대립…분쟁 장기화 전망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0-01-02 11:14:0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1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봉합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갈등을 완전히 종식하지는 못했다. 지난 5월 총수 지정 문제에서 ‘조원태 vs 이명희·조현아’ 대결구도가 표면화 한 이후 약 6개월여 만에 다시 갈등이 불거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재계에서는 특히 총수지정, 임원인사 등 굵직한 경영 현안에 대한 조 회장의 경영 판단과 경영권 행사에 대해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이 불만을 표출하는 형태로 분쟁이 일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 초부터 KCGI와의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 및 이사회 선임, 항공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갈등이 언제 다시 표면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최근 조 회장과 이 고문의 성명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했다. 12월 25일 이 고문의 평창동 자택에서 두 사람간 소동이 발생한지 5일 만에 공식 입장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소동이 언론 보도를 통해 세간에 확산된 시점부터 다시 따져보면 만 하루만에 사과문이 나온 셈이다.
이번 사과문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배포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 쪽에서 사건이 외부로 더 확산되는 것을 막고, 조기 진화에 나서기 위해 빠르게 입장문이 나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이번 사태 진화에 적극 나선 것은 갈등 봉합과 함께 갈등구도의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한 다급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오너일가간 갈등구도가 이번 25일 소동을 계기로 조금 더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또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향후 계속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사태를 통해 조명받기 시작했다.

실제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보여준 한진그룹의 대응에서도 이 점은 확인된다. 23일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촉발했을 때만 해도 한진그룹의 입장은 강경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경영권 행사에 반기를 들고, 다른 주주와 연대해 제지하겠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 한진그룹은 ‘무대응 전략’을 시사했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권 분쟁에 연연하지 않고 조원태 체제 출범 이후 시작된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고문과 조 회장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고, 경영권 분쟁이 오너일가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 회장의 대응 전략도 달라졌다. '조 회장이 이 고문에게 고개를 숙였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사과문에 명시해 빠르게 배포했다.
사과문에는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하였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하였습니다"라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님의 유훈을 지켜 나가겠습니다”라고 모자간 다툼이 봉합됐다고 해명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간 갈등은 복잡한 층위를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이 전면에 나서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배권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한 만큼 가족들의 암묵적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가족들간 경영권 행사에 대한 생각과 전략이 다르고, 조 회장의 ‘대표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여왔다.
실제 이러한 갈등은 지난 5월 한 차례 표면화 됐다. 당시 공정위에 제출할 동일인(총수) 지정과는 별개로 조 회장과 어머니 이 고문, 조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이의 상속재산 처리 이견으로 갈등이 촉발됐다.
갈등의 중심에는 조 회장과 이 고문, 조 전 부사장이 있었다. 조 회장의 경영권과 지배권 확보에 대해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 회장의 경영권 행사를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이 견제하는 구도가 확인됐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 간 합의가 안되는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알수 없지만, 고 조양호 회장의 유산 상속을 두고 의견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며 "오너일가 간 이견이 조원태 회장을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견제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 전 전무의 경우 적극적으로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가족 간 이견은 비교적 빠르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경우 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진그룹 지배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갈등이 미해결된 채로 여전히 존재하고, 갈등구도가 오히려 더 견고해진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 종결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복수의 한진그룹 관계자 및 오너일가와 밀접한 변호사,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이견은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진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한진칼 공동경영 등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재산 상속 등이 완료됐지만 경영권을 각자 어떻게 행사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합의를 하지 못했다"며 "결국 각자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큼 경영권을 행사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경영권 행사가 되지 않다보니 갈등이 끝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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