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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승부수]김기남 부회장의 '미래지향'에 담긴 메시지는삼성전자, 컨트롤타워 부재에 이사회까지 흔들 거버넌스 재정비에 사업 정상화 절실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02 16:43:2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2020년을 시작한다.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사회까지 흔들리게 됐다. 이상훈 의장이 노조 이슈로 법정구속된 탓이다.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도 끝나지 않은 국정농단 재판에 정상적인 경영 복귀 시점이 미지수다. 이 와중에 정부와 사법당국의 거버넌스 개편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사실상 유일한 구원투수는 김기남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미래지향'이란 메시지로 신년을 시작했다. 강건한 기업 체질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사업적으로 강건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삼성전자의 현 상황에 비춰보면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강건한 기업 체질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직면한 문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컨트롤 타워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난 정권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이 부회장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작년 10월부터 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사회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인사팀 부사장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들을 포함해 임원 4명 구속과 임직원 26명 실형 선고가 나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미전실 해체 이후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기구로서 역할을 대체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상훈 의장이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예정했던 정기인사도 연기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 이후로 미뤄졌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사법 이슈 및 이사회 붕괴 등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정부는 여전히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개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다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처분이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보험사가 계열사 지분을 자산 대비 3% 이상 갖고 있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결정한 의사 결정 과정은 현재 모두 올 스톱 상태다.

삼성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이고 있다. 최근 김지형(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앞세워 '준법감시위원회' 설립 결정을 내린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앞서 파기환송심에서 정준영 부장판사가 이례적으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 감시제도' 숙제를 내린 데 적극적으로 부응했다는 분석이다.

김기남 부회장이 주문한 강건한 기업 체질은 이같은 안팎의 어려움에도 꿋꿋하게 사업적 성과를 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업면에서도 삼성이 넘어야 할 파고는 높다. 삼성전자의 핵심 과제는 반도체 사업의 실적 회복이다. 2018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반도체 경기 악화 영향으로 부진을 겪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점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반도체 생산 증가량이 올해보다 약 1.5배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황 회복세에 힘입어 신규 시설 투자와 가동률도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중단했던 생산라인 증설 투자도 재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133조원, 퀀텀닷(QD) 디스플레이 13조2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초격차를 이루는 것이 결국 진정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전장 등 새롭게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10년마다 제시해 왔던 중장기 사업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전 2020년을 제시한지 10년이 지났는데 비전 2030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래 지향'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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