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적자 감수는 이커머스 때문? 택배사업부문 3년째 적자 지속…점유율 확대로 외형 성장 '방점'
박상희 기자공개 2020-01-08 13:17:1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5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가 수년 간 적자 지속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끈다. 유통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택배 및 물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일정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뤄낼 때까지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롯데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롯데그룹은 2016년 12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교롭게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듬해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349억원과 1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8년에도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그룹 캡티브(그룹 계열사) 물량이 더해지며 실적이 순항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행보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자체 실적 개선보다는 롯데로지스틱스 합병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했다. 코리아세븐,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유통 및 식품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얻었던 롯데로지스틱스는 영업이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흑자를 기록해왔다.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으로 전사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택배사업부문은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택배부문은 매출액 5932억원,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3분기 누적기준 대비 매출액은 4842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179억원에서 100억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SCM사업부문(3PL운송, 항만하역)과 글로벌(해운, 항공 등 복합운송) 사업부문은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전체 매출에서 택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지난해 3분기 말 누적기준)은 약 30%로 적지 않다.
택배부문에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그룹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적자를 내더라도 가격 경쟁력으로 점유율 확보를 우선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택배 사업자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선정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운임상승률을 최대한 낮추는 대신 물량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그대로 보여줬다.
업계는 지난해 CJ대한통운 물동량이 13억2200만 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각각 3억6900만 상자, 3억9500만 상자로 뒤를 잇고 있다. 2018년 대비 물동증가율을 살펴보면 CJ대한통운이 8%에 그친 반면 롯데글로벌로지는 18.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외형 성장에 힘을 쏟았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기간 운임상승률은 CJ대한통운 3.9%, 한진 2.5%였던 반면 롯데로지스틱스는 0.7%에 그쳤다. 롯데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이같은 전략으로 인해 롯데로지스틱스 택배부문은 지난해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부문 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롯데그룹의 전략적 투자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흐름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온라인쇼핑 업계와 택배 업계 간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로서는 비용부담을 낮추고 배송과의 연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택배업계를 활용할 유인이 크다. 지난해 10월 GS홈쇼핑이 고(故)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 6.87%를 인수한게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로서는 택배시장 점유율 3위에 그치는 롯데로지스틱스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롯데쇼핑 역시 e커머스부문 등 온라인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사업이 고속성장 하기 위해서는 택배와 물류 등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로지스틱스 택배부문은 그룹 차원에서 점유율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략은 최근 수익성 강화 기조로 돌아선 업계 1위 CJ대한통운 전략과 상반되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끄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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