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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챙기는 재무통' 최진환 사장, 미디어 통합 특명 ③2014년 ADT캡스 대표로 칼라일이 영입…티브로드 합병·SKB 재상장 등 과제

성상우 기자공개 2020-01-30 08:11:56

[편집자주]

지난 30여년간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 군림해온 SK텔레콤이 전격 '탈통신'을 선언했다. 커머스·보안·미디어·모빌리티 등 비통신 ICT 사업 비중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사업만으론 급변하는 ICT 생태계에서 더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벨은 대변혁을 준비하는 SK텔레콤의 주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진환 SK텔레콤 미디어사업부장 겸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장을 둘러본 것이다. 전국 4개 도시(대전·광주·대구·부산)에 퍼져있는 지역 국사들을 차례로 돌면서 직원들을 만났다. 정식 취임한 지 한달도 안 된 시점이었지만,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IPTV 사업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데 집중했다.

최 사장은 이전 직장인 ADT캡스에서도 이같은 현장 소통에 비중을 크게 뒀다. 2014년부터 ADT캡스 대표이사직을 맡아 온 그는 전국의 지사들을 돌면서 현장 직원들과 출동 요원들을 자주 만났다. 본사에서 역시 전 직원을 만날 수 있는 CEO 간담회를 1년에 2~3차례씩 정기적으로 진행했다.
최진환 SKB 대표

이같은 '현장 행보'는 신상품 및 서비스로 이어졌다. 현장을 돌면서 듣는 이야기들을 직접 사업 아이템으로 옮긴 것이다. ADT캡스의 주 타깃이었던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에 내놓은 매장관리 및 창업패키지가 최 사장 주도로 나온 아이템이다. 최 사장은 ADT캡스 시절 주요 고객층이라도 추가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케어 상품'을 추가로 내놓는다거나, 기존에 없었던 홈 보안상품을 새롭게 고안해내는 것을 꾸준히 강조했다. 이같은 새 비즈니스의 상당 수가 현장 행보와 소통에서 나왔다.

당시 보안업계 관계자는 "꼼꼼하고 깐깐하면서 굉장히 스마트하다"며 "'보안도 서비스'라는 점을 수없이 리마인드시키면서 고객 케어 상품과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SK그룹에 합류한 지 2년이 채 안된 외부 출신 인사다. 짧은 시간 동안 본인의 전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빠르게 SK텔레콤 주요 경영진으로 입지를 굳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ADT캡스 인수 당시 대표이사직에 SK그룹 인사를 내려보내지 않고 최 사장을 계속 신임했다. 그는 이후 진행된 ADT캡스와 NSOK 간 합병과 합병 및 합병 후 SK텔레콤과의 화학적 결합 과정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전문 영역은 재무기획·금융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전형적인 재무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아왔다. 컨설팅펌인 베인&컴퍼니에서 첫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현대캐피탈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계열회사 현대라이프의 대표이사까지 역임했다. ADT캡스엔 회사를 인수한 칼라일이 직접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합류했다.

최 사장은 ADT캡스를 매년 꾸준히 성장시켰다. 5465억원 수준이었던 2015년 매출(별도기준)은 2018년 6135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SK텔레콤의 보안 '통합법인'이 NSOK의 인적·물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킨 점 역시 최 대표의 성과로 꼽힌다. NSOK와의 영업망 공유를 통해 합병 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했고, 전략기획본부 신설을 통한 SK텔레콤의 ICT 사업 결합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됐다는 평가다. M&A 마무리 작업 뿐 아니라 통합 후 경영 안정화 측면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셈이다.

최 사장의 다음 임무는 SK텔레콤 비통신 사업의 핵심축인 '미디어'를 궤도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지난 2일 열린 신년회에서 최 사장은 전 직원에게 '미디어 플랫폼의 본질', 'SK텔레콤과의 시너지', '웨이브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확장' 등을 키워드로 강조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마무리되면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빠른 시간 내 미디어 플랫폼 1위 사업자가 돼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작업 마무리와 합병 후 통합 과정이 첫번째 과제로 꼽힌다. ADT캡스 대표 시절에도 최 사장은 SK그룹으로 피인수 후 PMI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합병 후 추가 M&A에 나서는 시나리오 역시 최 대표의 향후 역할이 될 전망이다. M&A 전문가인 박정호 사장이 시작한 미디어 사업 확장의 마무리 과정을 재무통인 최 대표가 이어받는 모양새다.

통합 미디어법인을 증시에 재상장할 지 여부에도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015년 SK텔레콤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상장 폐지된 바 있다. SK텔레콤측은 티브로드 합병 심사가 끝나는 대로 합병법인을 출범하고, 이 법인으로 증시 재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재무·금융통으로 꼽히는 최 사장의 주요 과제다.

자회사들의 IPO 계획은 SK텔레콤 비통신 자회사들을 독자 생존이 가능한 형태로 독립시키고, ICT 중간 지주사의 한 축을 맡게 하는 큰 그림의 일부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11번가(커머스), 보안(ADT캡스) 등은 모두 최종적으로 IPO를 염두에 두고 분사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SK브로드밴드는 이 구상에서 핵심이 되는 자회사다. 이는 미디어부문 매출이 SK텔레콤 연결실적에서 자치하는 비중을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SK텔레콤 미래 구상의 핵심축이 최 사장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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