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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진화]현대모비스, 홀로서기 시험대…지배구조가 변수?'정의선 부회장 직속' 고영석 상무 주도, R&D·지분투자 속도…내부거래 비중 축소 주요 목표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30 10:51:55

[편집자주]

자동차와 모빌리티가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요 전시 아이템이 된 지도 오래다. 4차산업의 주요 물줄기가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는데 이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시대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참석한 '2020 CES' 역시 '이동 수단, 자율 주행, 공유 경제, 전기 구동' 등 모빌리티 기술이 미래 주요산업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제조·금융·건설·IT 등 전 산업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9일 11: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에서 모빌리티 혁명에 대한 준비는 현대차 위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비교적 주도적인 모습으로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된 고영석 기획실장(상무)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략을 만들고 실행 방안을 다듬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현대모비스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생존 때문은 아니다.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가운데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를 잡으면 현대차와 기아차 등 특수관계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오히려 그룹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움직임으로 모빌리티 전략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네시스 고객' 고영석 상무, 전략 조타수로…'R&D·지분투자' 양대 축
출처: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모빌리티 사업 전략가는 고영석 상무(사진)다. 그는 '정통 현대맨'은 아니다. UC버클리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컨설팅업계에서 10여년간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현대차그룹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지만 외부에서 애정을 갖고 지켜보기도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파트너로 재직하던 시기이던 2013년 12월말에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 1호차 주인공으로 보도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 후 약 1년반 뒤 고 상무는 현대차그룹으로 둥지를 옮기며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자동차 및 부품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현대모비스의 잠재력 등을 고려해 합류를 결정했다. 2015년 7월부터 현대모비스에 적을 두기 시작했고 연구기획·기술전략담당과 기술전략팀장을 겸하며 입지를 다졌다. 2017년 12월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IR담당 임원을 맡았고 작년부터 기획실장이 됐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직속으로 현대모비스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점 찍은 미래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다. 세 가지를 융합한 미래 기술을 지향하는데, 공유형·개인화·클린 모빌리티가 핵심이다. 이달 초 열린 CES에서 선보였던 '엠비전(M.Vision) S'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엠비전 S는 도심 공유형 완전자율주행 콘셉트 차량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차 콘셉트로 선보였지만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된 클린 모빌리티로 전환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의 실행 방안은 연구개발(R&D)과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 두 축으로 나뉜다. 우선 R&D의 경우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센서와 제어 솔루션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내로 레벨3 자율주행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레벨4 기술로 확대할 계획이다. 커넥티비티 분야는 인포테인먼트 통합제어기, 음성인식, 보안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2021년까지 V2X, 5G 통신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동화 분야는 수소 연료전지, 배터리 등의 핵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은 대부분 현대차와 함께한다. 현대차에 비하면 금액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다. 2018년 6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딥러닝 기반 카메라영상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스트라드비젼(Stradvision)에 투자에 80억원을 썼다. 작년 5월에는 중국의 인공지능 영상인식 기술 스타트업 딥글린트(Deepglint)에 460만 달러(59억원)를 투입했고 지분율은 0.93%다.

작년 9월에는 열화상센서를 개발하는 미국 옵시디언(Obsidian Sensors)에 200만달러(24억원)를 투자하고 지분 3.6%를 확보했다. 또 같은 달 현대차가 발표한 미국 앱티브(Aptiv)와의 합작법인 설립에도 참여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총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를 출자하는데 현대모비스는 400만달러(약 4780억원)를 책임지기로 했다.

현대모비스의 독자적인 투자는 미국의 벨로다인(Velodyne)과의 협력이 있다. 벨로다인은 자율주행 핵심 센서인 라이다 1위 기업이다. 작년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5000만달러(약 600억원)의 투자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 러시아 로보택시 업체인 얀덱스(Yandex)와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고 상무는 이달 초 CES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향후 3년간 투자재원 약 9조원을 확보해 전동화 분야 부품 생산능력 확장에 3조∼5조원, 성장을 이끌 기술과 제품 연구개발에 4조∼5조원, 스타트업에 1천5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출처: 현대모비스

◇격변기 생존 넘어 '홀로서기' 시험대

현대모비스는 세계 시장에서도 내로라하는 부품사다.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부품사 중 7위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6년에는 4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계열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받아 출렁이는 구조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 역시 계열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약점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잠정 실적 발표에서 IR을 할 때 논캡티브 마켓(Non-Captive Market·외부시장) 수주 성과를 공개하고 투자자들에게 정성을 들여 설명하고 있고, 작년 3분기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래차 시대에 대한 대비도 현대차와 기아차에 보조를 맞추고는 있지만 홀로서기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향후에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판이 흔들리는 가운데에서 기회를 잡아 내부거래 비중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고 상무는 이달 초 CES에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했다.

그는 "크게 보면 당사 매출의 10% 정도가 현대차 이외의 완성차 고객이고 여전히 90%는 현대·기아차로부터 나오고 있는데 최근의 수주 트렌드를 보면 장기적으로는 현대기아차와 글로벌 완성차로의 매출 비중이 건전하게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까지 매출의 40%를 비현대차 매출로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2025년까지 매출 4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가 25년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차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사업성을 갖추고 시장 흐름에 맞춰 투자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공략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래차 시대에는 현재보다 고부가가치 부품 적용이 늘어난다는 점도 있다.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량에 대한 매출이 많은 상황이고 현재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성장이 꺾이는 추세"라며 "전기차시대가 완전히 도래하지 않은 과도기라는 점 등이 변수인데, 다만 범위를 넓게 설정해서 본다면 목표를 100%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감사보고서, 기준: 별도, 단위: 백만원, %

◇지배구조 개편 영향 '주목'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2년 전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중심이었고 내용의 핵심은 현대모비스를 그룹 지주회사격인 지배회사로 만드는 것이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핵심부품사업과 투자 부문을 존속시키고, 모듈사업과 AS부품사업을 떼어 현대글로비스와 합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하면서 일사천리로 추진될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엘리엇이 '훼방꾼'으로 등장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엘리엇은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처럼 바람몰이를 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딴지를 걸었다.

그 후 현대차그룹은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접어두고 때를 기다렸다. 그러다 엘리엇이 최근 보유 중이던 현대차 등의 지분을 별다른 이익을 보지 못하고 정리했고, 이에 따라 2년 전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다시 추진될지 주목받고 있다. 당시 발표했던 내용이 현실화되면 분할과 합병 과정을 거치는 만큼 내부거래 비중 축소 등의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년전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다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있다. 엘리엇이 선봉에 서서 발목을 잡기는 했지만 반대 의사를 표시한 투자자와 주주들의 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방안을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현대모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 안을 다시 추진할 경우 주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전면에는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익을 내세우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이사회의 결정만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때에도 현대모비스 지분에 관한 내용이 핵심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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